Here&There/동유럽6국(2018)

(2014) 동유럽 자유여행 무기한 유보

truehjh 2014. 8. 11. 20:44

 

오늘 비엔나에 살고 있는 지영이의 선배에게서 연락이 왔다. 14일에 시간이 나서 함께 빈 도시를 천천히 산책하듯이 다닐 수 있겠다는 소식이었다. 나의 장애를 배려해서 안내를 해주겠다는 정말 고마운 제안이었지만 아쉽게도 이번 여행은 유보되었다고 답신을 보냈다.

    

무기한 유보로 결정하기까지는 많은 생각이 머릿속과 마음속을 오갔다. 하지만 결정하는 기준은 간단해야 했다. 엄마와 함께 있을 수 있을 때 함께 있어야겠다는 것이었다. 엄마의 입원과 퇴원, 그리고 회복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엄마의 상태를 유추해보는 것은 가능했지만, 그렇다고 결과를 확신할 수는 없는 연세라는 사실이 내 마음을 움직였다. 이 기간에 여행을 떠나는 것 보다는 엄마와 함께 하면서 엄마의 상태를 함께 느껴보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는 결론이었다.

 

앞으로 10년, 20년을 함께 있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는데... 엄마 곁에 있을 수 있을 때 함께 있는 것이 중요하다. 더 중요한 다른 것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다른 형제들은 각자 자신의 식구들이 있지만 난 나의 식구라고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엄마뿐인 것 같다는 감정이 나를 움직였다.

 

마침 정원장님과 동행할 친구를 수소문해서 찾았다고 하니, 나의 여행을 무기한 유보로 결정하는 과정에 그리 큰 부담이 되지 않았다. 여행 떠나기 3일 전의 결정이어서 여행경비의 30%이상을 환불받지 못했다. 엄마와 함께 하면서 쓰는 경비라고 여기면 그것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