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 전부터 복용하기 시작한 치매약 때문인지 잠을 못 이루시는 엄마..
지난 며칠 동안은 12시가 다 되면 내 방을 찾아와 침대 위에 비스듬히 앉으시고는
“야... 오빠네 집에 한 번 가자...”라고 하십니다.
벌써 네 번째 그러니까 나흘째 내 방에 오셔서 하시는 말씀입니다.
왜 큰 아들이 걱정이신지 알 수 가 없습니다.
이 세상 모든 엄마의 공통된 마음인지는 모르겠지만
곁에 없는 자식이 언제나 마음에 걸려 있는가 봅니다.
지난 주일에도 예배 마치고 큰아들과 며느리가 다녀 갔건만
‘어미가 되서 자식이 어떻게 사는지 모르면 어떻게 하냐’고 하시면서 울먹이십니다.
올 연초에는 도봉제일교회와 막내딸 집에 가 보는 것이 마지막 소원이라 하셨었는데
그 기도가 이루어졌는지...
20여년 만에 도봉제일교회에서 반가운 소식이 전해져 지난 6월에 다녀오셨고
11월엔 막내딸 집에도 가셔서 잘 사는 것을 보고 축하해 주고 오셨는데...
이제는 죽기 전에 큰 아들집에 한번 가보시겠다는 엄마...
엄마가 가지고 있을 깊은 뜻을 헤아려보고 싶지 않아
잘 살고 있는 큰아들 걱정은 왜하냐고 억지를 부리는 나...
‘엄마... 자식도 없고 남편도 없는 내 걱정이나 해 주세요...’
마음 속으로 중얼거리는 혼잣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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