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rit&Basecamp/Review

영화 - 와일드

truehjh 2015. 3. 7. 22:12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와일드>를 씨네큐브에서 관람하고, 친구와 수다의 시간을 갖다가 조금 전에 돌아왔다. 세릴 스트레이드가 PCT(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를 완주하며 엮어가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에피소드들을 통해 삶의 희망과 의지를 일깨워주는 것 같아 일단은 흥미로운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가난한 삶, 폭력적인 아빠, 부모의 이혼 등을 경험하며 유년시절을 지난 세릴은 엄마와 함께 행복한 일상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은 순간에 절망이 찾아온다. 삶의 유일한 희망이며, 깊게 의지했던 엄마가 갑작스럽게 암으로 세상을 떠나게 된 것이다. 언제나 긍정의 언어와 포용의 미소를 제공했던 엄마를 잃은 후에, 인생을 포기한 세릴은 스스로 자신의 삶을 파괴하며 살아간다. 마약, 성중독, 이혼, 원치 않는 임신 등을 경험하며 엄마의 자랑스러운 딸이 되는 길을 포기했던 어느 순간에 PCT 완주를 계획하게 되고, 그것을 실천하게 되면서 삶의 변화가 일어난다. PCT는 멕시코 국경에서 미서부를 거쳐 캐나다 국경을 잇는 4,285Km를 종단하는 트레일이다. 보통 6~8개월의 시간이 소요되며 연간 300여명의 도전자 중 절반 미만이 성공하는 극한의 트레일이라고 한다.

 

엄마가 자랑스러워하는 딸로 돌아가고 싶다는 내면의 목소리를 들으며, 30Kg이 넘는 배낭을 짊어지고 절대고독의 시간과 공간에 홀로 서서 걸어가는 여자...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극한의 고행의 길로 자신을 내모는 의지는 지난 상처들에서 비롯되었겠지만, 아름다운 빛의 길로 나아가고자 하는 희망으로 인해 치유되는 삶을 맞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영화는 인생의 고비마다 자신을 어떻게 돌보고 성장시켜야 하는 가를 교훈하는 메시지로 가득하다. 스스로를 철저하게 던질 때에 희망이라는 기운이 찾아오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녀의 용감함이 부럽기도 하고... 내 젊음의 시간들이 아쉽게 느껴지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