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logue/Oh, Happy Days!

단순한 삶

truehjh 2015. 12. 24. 21:59

 

겨울햇살이 화사한 오전!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참으로 오랜만에 거울에서 만난 내 얼굴이 나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돋보기를 통해 내 얼굴을 직시하는 지금...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60년 화장기 없이 버텨온 내 얼굴의 현실...

이마에는 깊은 주름,

파마기 없이 삐죽삐죽 나와 있는 흰 머리카락들,

얼굴 전면에 흩뿌려진 검은 점들,

피부 밑으로 돌출된 가느다란 혈관들,

처진 눈꼬리 속에 감춰진 진한 슬픔이

돋보기 유리 너머에서 내 눈으로 다시 들어온다.

 

61세의 나이는 60세의 경계선이어서 크게 부각되지 않았는데...

62세가 된다니까 완전히 60대가 되는 듯한 느낌이다.

나이의 노화로 인한 젊은이들과의 경계가 여실히 느껴진다.

 

나는 지금 60년을 잘 마무리 하고 있는가를 다시 자문해 본다.

하지만 내일이 약속되어야만 오늘 이 시간이 의미 있어지는 것은 아니다.

성공하고, 이겨내는 그런 형태의 삶에만 의미를 둘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고통과 함께,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삶의 형태와 그 시간들의 소중함이 의미 있는 것이다.

방향성을 확고히 하고

단순한 삶으로 인도해 주심을 감사할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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