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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도토리선생님 - 후기

truehjh 2018. 1. 4. 16:28


사람과 에세이 <도토리선생님>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사랑하는 조카 도토리에게 주는 고모의 선물이다. 나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조카 도토리가 태어나기 전부터 남동생 부부의 집에서 함께 살았다. 내가 약국을 경영하는 일을 도와주는 차원에서의 동거였다. 그 주영약국 시절에 도토리 엄마가 임신을 했고, 난 약국을 정리하고 새로운 꿈을 꾸며 미국으로 갔다. ‘주님께 영광을 의미하는 주영이라는 이름의 도토리가 태어난 이후, 내가 미국에 나가 있었던 기간을 제외하고는 계속 도토리네 집에서 살았다. 도토리가 세 돌이 지날 때 독립하기로 마음먹었었는데 이러저러한 이유로 실행하지 못했다. 시간이 좀 더 흐른 후 도토리 아빠의 초청으로 도토리 할머니가 가족 구성원으로 합류하셨다. 작은 아들과 며느리, 그들의 외동딸, 그리고 시어머니와 손위 시누이가 요즘에 보기 드문 가족형태를 이루고 알콩달콩 살았다. 얼마 전에 도토리의 할머니인 나의 엄마가 돌아가셨고, 나는 다시 독립을 준비하고 있다.

 

도토리의 식구들과 함께 사는 동안에 가족 안에서 주고받은 사랑의 추억은 내 삶의 기억 중에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유년 시절을 거쳐 청소년 시절에 이르기까지의 한 인간이 자라나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다는 것은 행운이었다. 아이를 키워본 경험이 없는 내 일생에서 다시는 만나보지 못할 행복한 순간들이리라. 도토리와 교류하며 공유했던 시간들은 내 삶을 풍요롭게 해 주며, 인생의 깊이를 가르쳐 준 참으로 소중한 기회였다. 그런 의미에서 도토리는 나의 훌륭한 선생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