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이탈리아(2017)

[2017 휠체어합창단 로마공연&여행] 피렌체(1) - 미켈란젤로언덕

truehjh 2017. 3. 17. 22:31

2017.01.18. 수.

 

오늘은 드디어 피렌체행이다. 호기심과 궁금함과 기대감으로 인해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하면 허풍이겠지... 피렌체는 로마보다 북쪽에 있으므로 조금 춥지 않을까 걱정은 되었다. 시차 적응의 어려움이 점점 더 심해져서 3시에 잠이 깼다. 호텔에 맡겨놓았다가 공항에서 받을 큰 가방과 피렌체에서 하루 묵을 가방을 어제 따로 정리해 놓았기 때문에 떠날 준비는 간단했다.

 

조금 일찍 조식을 마치고 8시에 체크아웃을 했다. 우니베르소호텔 로비에 모여 버스를 기다리면서 즐거운 이야기꽃을 피웠다.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교황님을 알현하고 싶어 간절히 기도했다는 귀종언니는 어제 자유일정 시간에 산피에트로성당에 다시 갔단다. 마침 어느 추기경의 죽음으로 교황이 미사를 직접 집전하는 날이어서 소원이 이루어졌다고 행복해하신다. 간절히 바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말은 진실인가 보다.

 

제노바호텔 앞으로 가서 출발시간에 맞춰 작은 짐들을 들고 버스에 올랐다. 오늘 몇 명의 단원은 앞좌석에 앉아야 한단다. 평화와 나는 지정된 좌석에 앉아 순서에 따라 자기소개를 했다. 막상 마이크를 잡으니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우선 로마로 떠나기 전에 가졌던 의문점과 걱정들이 지휘자님과 그 가족 그리고 조실장님의 노고에 의해 해결되었다는 인사를 했다. 그리고 내가 살아온 배경을 설명하려고 가곡 ‘돌아오라 쏘렌토로’에 얽힌 첫사랑 이야기로 시작해 보았다. 6살 유치원 아이의 첫사랑 이야기가 비중 있게 들리지는 않겠지만 나에게는 아주 중요한 사건이었으므로 빼놓고 이어갈 수는 없었다. 그 이후 쭈욱 인생의 중요한 테마마다 장애로 인해 거절되었다고 생각하면서 살아왔지만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인생을 여유 있게 살 수 있게 되었다고 인사를 마무리했다. 나로서는 꽤나 슬픈 스토리를 가진 내용인데 단 몇 줄의 말로 풀어놓자니 씁쓸한 느낌이 들었다.

 

 

여러 사람들의 인생스토리를 들으며 가다 보니 어느덧 목적지 가까이에 도달했다. 바타칸의 시스타나 성당 안에 솔방울정원이 있을 정도로 로마에는 독특한 모양의 소나무가 많았다. 소나무는 영혼을 맑게 해준다는 그들의 의식이 반영된 것이라고도 한다. 로마에 소나무가 많은 것처럼 피렌체 근처에는 뾰족뾰족한 모양의 하이프러스 향나무가 많다고 한다.

 

 

버스는 아름다운 도시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다다랐다. 독특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국적인 평야에 강을 끼고 고요하고 평화롭고 운치 있는 도시가 자리 잡고 있었다. 미켈란젤로언덕 위에서 내려다본 도시 피렌체에 대한 감격은 쉽게 잊혀질 것 같지 않다.

 

 

 

미켈란젤로언덕에서 내려다 본 피렌체는 너무나 아름다운 도시였다. 로마제국의 멸망 후 이탈리아인들은 피렌체의 메디치가문을 중심으로 재도약을 꿈꿨다고 한다. 꿈꾸는 일이야말로 우리네 삶이 가지고 있는 가장 강력한 의미임이 확실하다.

 

 

피렌체는 주황색 지붕이 내려앉은 깔끔한 도시, 정갈하게 잘 정돈된 도시, 오페라가 발생한 도시, 르네상스 문화를 이끈 도시, 역사와 문화적인 전통 등 모든 것이 깃들인 아름다운 도시, 아르노강을 따라 형성된 정갈한 도시다. 예술부흥운동으로 시작되어 르네상스시대에 꽃 피운 찬란한 문화가 고스란히 남아있어 피렌체를 세상에서 가장 문화적인 도시로 기억하게 한다.

 

팀원 중 누군가는 모두의 추억을 위해 아래와 같은 멋진 사진들을 남겨놓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역시 고마운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