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이탈리아(2017)

[2017 휠체어합창단 로마공연&여행] 피렌체(2) - 씨뇨리아광장과 베키오다리

truehjh 2017. 3. 18. 23:18

2017.01.18. 수(2).

 

미켈란젤로언덕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피렌체 시내로 향했다. 모든 문명의 부흥기 르네상스를 일으킨 사람들인 단테, 마키아벨리, 갈릴레오, 미켈란젤로, 라파엘로의 고향이며, 레오나르도다빈치가 살았던 곳이고, 단테가 베아트리체를 보고 한눈에 사랑에 빠진 도시 피렌체는 ‘꽃의 도시’라는 말에서 유래되었단다. 아르노강 주변에 피어있는 아름다운 꽃들을 상상해 본다.

 

대형버스는 도시 안으로 진입할 수 없어서 강가에 주차시켜 놓아야 한단다. 우리는 휠체어로 시내를 누빌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아르노강변에 있는 도로에서 내렸다. 아름다운 꽃 대신 차가운 강바람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강변에서 씨뇨리아광장까지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평평하지 않은 길 위를 휠체어로 달리면 허리에 무리가 간다. 쿵쿵 울리는 진동이 장난이 아니다. 그 상황을 견딜 수 있는 힘은 불타오르는 호기심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기대감을 가지고 울퉁불퉁한 돌길을 달려, 그늘진 골목길을 달려, 주변 상가 군데군데에 불이 켜진 씨뇨리아광장에 도착했다. 곳곳에 전시되어 있는 조각상들은 예술품으로의 위엄을 드러내면서 서있는데 마치 사진 찍히기를 기다리는 포즈다.

 

광장 주변에서 분위기를 즐기며 시간을 보내다가 베키오궁전과 피키궁전을 이어주는 콘테베키오다리로 갔다. 그런데... 또다시 돌계단... 나는 휠체어를 돌길에 세워놓고 살살 걸어서 계단 몇 개를 올라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갔다. 그러나 석양의 아름다운 모습을 즐기지는 못하고 내려와야만 했다. 추위에 떨고, 돌길에 떨고, 돌계단에 떨고...

 

 

다시 광장으로 돌아왔는데 완전 그늘이 진 광장이 너무 추워서 주변에 있는 박물관 안으로 추위를 피해 들어갔다. 문을 닫을 시간이 다가와 우리는 다음 장소로의 이동을 서둘러야만 했다. 30명 가까이 되는 인원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일은 쉽지가 않다. 특히 화장실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 기다리고, 양보하는 가운데 자유로움이 느껴져 그런대로 나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