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랑/장애해방

[장애해방] 대한민국휠체어합창단 제2회 정기연주회

truehjh 2017. 5. 20. 23:36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누구에게 나를 축하해 달라고 해본 적이 있었는지 가물가물하다. 남을 초대하는 일에 익숙하지 않아 쑥스럽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했다. 축하받을 일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서인가. 아니면 무슨무슨 ~이라든지, ‘무슨무슨 ~라는 것과는 거리가 멀게 살아서인가.

 

미리 시간을 예약해 놓고 누군가를 개인적으로 초대해본 적이 별로 없는 나로서는 이번 정기연주회에 지인을 초대하는 것이 어색하고 부끄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나이가 앞으로 뭘 더 할 것 같지도 않고, 축하받을 일을 더 만들 것 같지도 않고, 생길 것 같지도 않고, 별로 없을 것 같다는 묘한 감정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슬퍼할 일은 알아서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어떤 일을 축하해 달라고 할 때는 복잡한 감정이 작용한다는 것도 경험했다. 남의 일에 축하하러 다닐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축하하며 다녔는데 막상 내가 축하받아야 하는 일이 생기니 계산적인 감정이 된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기회였다고나 할까.

 

하지만 대한민국휠체어합창단 정기연주회라는 기회를 통해서 사람과의 관계를 새삼 돌아볼 수 있고 감동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좋다. 형제들의 관심과 사랑이 고맙고, 친구들의 도움과 배려도 고맙다. 정상일 지휘자가 작곡작사한 장애인의 노래 중에 '함께 하는 세상이라서 행복한 우리'라는 가사처럼 서로의 인생사에 작은 부분이라도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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