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러시아 2017

[2017 휠체어합창단 모스크바공연&여행] 발레 돈키호테

truehjh 2017. 8. 21. 20:04


2017.07.17.(3)

 

식사를 하고 나와 파란 하늘 아래서 여유를 즐기다 보니 시간이 많이 흘렀다. 5시까지 바실리성당 앞으로 가야한다. 시간에 맞추려고 서둘러 부활의 문을 통과했다. 어디선가 들리는 아름다운 종소리... 그 종소리에 취해서 아름다운 카잔성당 앞에 멈추어 섰다. 카잔성당은 1600년 경에 지어졌으며 모스크바에서 유명한 성당 중의 하나란다.



종소리를 듣느라고 늦게 오는 사람을, 배터리 충전시키다가 늦게 오는 사람을, 그리고 수리한 휠체어를 기다리며 30여 분을 지체한 후에... 오늘 세 번째로 부활의 문을 통과해 마네쥐 광장으로 나가서 오른쪽 길로 접어들었다.

 

노동자여 단결하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는 칼 마르크스 동상을 만나 그 앞에서 사진을 찍고, 그 건너편에 있는 볼쇼이극장 앞에서 또 사진을 찍으면서, 종횡무진 하는 한 무리의 휠체어그룹을 참아주는 모스크바 운전자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골목길을 누비며 7시에 시작하는 발레공연을 보러 갔다. 러시아 국립 스타니슬랍스키 네미로비치 단첸코 기념 모스크바음악극장이란다.

    




시간 전에 도착했지만 1층 휠체어좌석이 예상과 달라 시간을 지체했다. 2층에 좌석을 예매한 우리들은 우왕좌왕 하다가 겨우 입장해서 1막은 서서 볼 수밖에 없었다. 나도 서 있는데 안내원이 간이 의자를 가져다 줘서 잠시 앉았다.


막간을 이용해 우리들의 좌석을 찾아나섰다. 이곳은 자리 배석하는 방식이 조금 독특해서 적응하기 어려웠다. 아무리 우리가 좌석을 샀더라도 늦게 입장하면 미리 와서 그 시간에 앉은 사람에게 우선권이 있나보다. 그러니까 발레가 시작되기 전에 예의를 갖추고 앉아서 준비하라는 무언의 규칙이라고 나는 이해하고 싶은데, 주장이 강한 사람들은 가만히 있지 않는다. 말이 통하지 않으니까 눈짓 손짓으로 우리 자리에 앉아있던 사람들에게 눈치를 준다. 한 나라의 문화와 예술을 감상하는 풍습을 어찌 단 한 번에 이해할 수 있으리오.

 





발레의 원조 나라라는 선입견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상업적이라기보다는 예술적이라는 느낌이 더 많이 들었다관객들의 관람 태도도 좋아 보인다. 관객들은 박수를 아끼지 않는다. 무용수들도 멋지다. 특히 노란색 셔츠와 청색 바지의 남자 무용수의 격렬한 동작이 맘에 든다. 남자 무용수의 몸도 충분히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배경이나 무대 소품들이 화려하지 않아 오히려 발레리나들의 기량이 돋보이는 무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