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러시아(2017)

[2017 휠체어합창단 모스크바공연&여행] 크램린궁

truehjh 2017. 8. 20. 20:42

2017.07.17.(2)

  

마네쥐 광장 한쪽에 모여 잠깐 동안 설명을 듣고 크렘린 성벽 옆으로 따라 들어갔다. 러시아어로 크렘린은 성벽, 성채를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크렘린궁은 2Km가 넘는 성벽과 크고 작은 19개의 망루로 둘러싸여 있단다. 알렉산드로프 정원을 통해 크렘린궁 입구로 가는 길은 아름답고 평화로웠다.








크렘린궁으로 들어가는 입구로 사용되는 곳은 트로이츠카야 망루다. 입장을 기다리면서 모여 있던 그곳에서는 국립도서관이 보인다. 크렘린 내부로 들어가는 매표소에서 가장 가까운 메트로역이 국립레닌도서관역이고, 도서관 앞 메트로 입구 쪽에 도스토옙스키의 동상이 있다는 정보를 가지고 갔지만 어디가 어딘지 알아볼 수가 없어서 찾아보는 것은 아예 포기했다. 사실 모스크바로 떠나기 전에 지도를 보다가 도스토예프스키 동상과 죄와 벌이 소개되어 있다는 도스토옙스카야역을 발견했다. 도스토예프스키 관련해서 두 가지 흔적을 찾아내고는 가슴이 두근거렸었는데, 막상 와서보니 둘 중 하나라도 찾아가 눈도장을 꼭 찍고 오겠다는 결심은 실행할 수가 없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엑스레이 보안검사를 받은 후 휠체어통로를 통해 궁 안으로 들어갔다. 약간의 언덕길을 올라 트로이츠카야 망루를 통과한 후 궁전극장 앞길로 들어섰다. 황제의 종과 황제의 대포를 지나 사원광장에 이르면 독특한 건축양식의 사원들이 나타난다. 신비하고 환상적인 공간이다.


트로이츠카야 망루







우아하고 장엄한 모습으로 서있는 우스펜스키사원... 백색의 순수함과 황금색의 화려함이 조화를 이룬 블라고베쉔스크성당... 하나의 황금색지붕과 네 개의 회색지붕으로 이루어진 아르한겔스크성당... 총주교궁전과 12사도교회... 모두가 각기 자신의 모습으로 존재하면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어울림... 러시아풍의 색이라고나 할까...


우스펜스키 사원


블라고베쉔스크 성당(14세기 말 작은 교회로 시작)


아르한겔스크 성당(러시아 정교회 대천사 미하엘을 기라는 성당,러시아군의 승전식과 황제의 대관식및 장례식이 거행되었던 곳-1508년에 완성)


이반대제의 밸타워


중앙에 보이는 총주교 궁전과 12사도 교회


비가 올 듯 구름이 덮여있었는데... 갑자기 바람이 불어 그 사이로 빛나는 햇빛 덕분에 화려하게 빛나는 황금색의 지붕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참 아름다운 광경이라고 감탄하며 해님을 찾았는데 보이지 않았다. 해님은 어디에?




다시 되돌아 나와야 하는 시간... 일단 크렘린궁 내부를 벗어나 광장 주변에서 각자가 점심을 해결해야 한다. 밖으로 나가는 길 군데군데 벤치에 앉아 비상양식을 나누어 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철문을 통과해서 쇼핑센타 쪽으로 나와 장애인 화장실을 찾아다녔다. 계단이 많아 주저하고 있는데 멋진 러시아인 커플이 나타나 완벽한 도움을 제공해 주었다. 무거운 전수동휠체어 3대를 들어 턱을 올려주고, 화장실 문을 열어주고, 변기에 옮겨앉는 것을 도와주고, 휴지를 건네주며, 수도물을 틀어주는 등의 속 깊은 친절에 대한 감동은 아마도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힘들었지만 또 하나의 추억으로 승화시키면서 점심을 먹으러 바카페로 들어갔다. 건너 테이블에는 해님 일행이 먼저 와 있었다. 


살아가는동안 모스크바에서 있었던 '화장실의 추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을 우리 세 명은 맥주와 함께 햄버거, 비프샐러드, 비프스테이크를 주문하여 맛있게 먹은 후 2,605루블을 지불하고 나왔다. 늦었지만 즐거웠던 점심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