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러시아(2017)

[2017 휠체어합창단 모스크바공연&여행] 대사관 공연

truehjh 2017. 8. 22. 20:04

2017.07.18.

 

오늘은 오후에 있을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서인지 오전의 일정이 없다. 그 핑계로 느지막하게 일어나려고 했는데 7시도 전에 깼다. 이른 기상으로 이른 시간에 호텔 식당으로 가서 아침식사를 푸짐하게 하고 방으로 올라왔다. 러시아에서는 맹물과 탄산수의 구별이 어렵다. 방 냉장고에 비치된 물 중에 빨간 뚜껑과 파란 뚜껑을 잘 구별해야 한다. 난 파란 뚜껑의 물을 끓여 커피믹스를 타서 마셨다. 컨디션이 나쁘다고 느껴지면 우선 커피믹스가 생각나는 것은 고쳐야할 습관 중의 하나지만 잘 안 된다.

 

페북과 카톡을 들여다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긴 했지만, 머리가 계속 띵한 상태였다. 이상하게 이번 여행은 몸이 상쾌한 상태로 회복되지를 않고 있다. 오른쪽 눈에 충혈된 혈관이 부담스럽다. 눈을 감기도 뜨기도 불편할 정도다. 계속 머리가 아파서 진통제를 먹고 12시에 대사관으로 출발했다.

 

일반인들을 잘 들여보내지 않는다는 대사관을 대한민국휠체어합창단이라는 증명 하나로 검증을 받아 무사통과했다. 대사관 건물 내에서는 행동이 엄격하게 통제된다는데, 우리는 건물 내에서 노래연습도 하고,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하면서 자유롭게 돌아다녔다. 넓은 정원과 커다란 건물과 많은 나무와 전통적 문양의 담벽을 보니 대사관은 생각보다 넓고 크다.







 1차 리허설 후 대사관직원식당에서 늦은 점심 식사를 하고, 잔디밭에 나가서 알토파트 중에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을 연습했다.





2차 리허설을 마치고 입장연습하고 대기실에서 기다렸다. 입이 마르고 몹시 피곤했다. 다른 단원들도 공연을 앞두고 목이 마른 모양이다. 차를 마시고... 물을 마시고...

 

5시 공연시간이 되어 입장, 대사의 인사말 후, 모스크바금관오케스트라와 함께 공연했다. 앵콜곡 4개를 부르고 무사히 공연을 마쳤다. 예측했던 것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연에 와서 감동적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개그를 다큐로 받아들이는 고려인 분이 통역을 했다. 개그가 통하지 않는 세대와 소통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도 이 복잡한 사회에서 소통하며 살아가는 지혜일 것 같다. 공연을 마치고 잠시 사진을 찍으며 휴식을 취하다가...









호텔로 돌아왔다. 조별로 저녁식사를 해야 하는데 허리가 아픈 관계로 조장 방으로 가는 것을 포기하고 움직이지 않았다. 고마운 룸메이트, 해님이 운반해준 식사로 저녁을 먹고 피로를 풀기 위해 일찍 침대에 누웠다. 이번 여행은 잠을 너무 잘 잔다는 사실이 조금은 나를 편하게 해준다. 그리고 화장실 두개인 방에 있으니 너무 평안한 느낌... 화장실 사용에 대한 자유로움이 이렇게 큰 줄을 미처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