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랑/한지붕아래서

2018년 어버이날에

truehjh 2018. 5. 8. 20:30


어버이날을 맞아 천안에 살고 있는 막내동생이 올라왔다. 남동생 식구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엄마아버지 계시는 곳으로 갔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올라간 남동생은 주변에 피어있는 노란 들꽃을 꺾어서 모아 꽃다발을 만들어 부모님의 묘소 앞에 놓았단다. 아버지의 소박한 다정함을 작은 아들이 물려받은 것 같다.



부모님의 묘 뒤에 엄마가 좋아하는 제비꽃 두 개가 피어있었단다. 하루 종일 약국 안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꽃을 보기가 어려운 시절이 있었는데... 엄마가 제비꽃 다섯 송이를 들고 오셔서 약국 안에 있는 나에게 보여주시던 때가 생각난다. 허리를 굽혀야 볼 수 있는 제비꽃... 보라꽃잎과 초록잎들이 묘한 조화를 이루는 제비꽃...



남동생과 막내동생이 동산 위로 올라가 있는 동안 나는 차를 세워둔 곳에서 올려다 보기만 했다. 올라가는 길 중간에 급경사가 있는데 거기에서 완전 미끄러졌던 기억 때문에 올라가지 않고 아래에서 위를 보며 사진을 찍었다.


해방교회 묘지동산에서 내려와 집으로 돌아왔다. 막내동생은 오이소박이, 국거리고기, 해감한 조개, 등등을 바리바리 싸가지고 왔다. 늙은 나이에 독립해서 살기 시작한 언니가 걱정되어 이런저런 먹거리들을 싸들고 온 것 같다. 어깨도 많이 아플텐데 무거운 짐을 들고 멀리서 달려온 사랑의 방문이 눈물겹게 고맙다. 그 중에서 얼린 배추덩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 여린 배추를 삶아 얼려서 필요할 때 된장에 넣고 끊여먹으라고 가지고 온 건데... 어제 밤에 뜬금없이... 정말로 갑자기... 이유없이 배추된장국이 먹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 떠올라 하나님의 절묘한 보살핌에 감사...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