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랑/한지붕아래서

엄마의 3주기 추모예배와 설명절

truehjh 2018. 2. 16. 20:47


설명절을 맞아 아침 일찍 오빠집으로 갔다. 명절을 새러 갔다기보다는 엄마의 추모예배에 참석한다는 이유가 나에겐 크다. 가는 도중에 핸드폰을 책상 위에 놓고 나온 생각이 났다. 엄마 3주기 추모예배 때는 내가 기도할 차례여서 기도문을 작성하여 핸드폰에 저장해 놓았었다. 혹시 밧데리가 부족해질까 봐 오늘 일어나자마자 충전기에 꽂아놓고는 떠날 때 무심하게 잊고 나온 것이다. 운전하고 있는 동생에게 부탁해서 다시 집으로 돌아와 핸폰을 가지고 가느라고 30분을 더 소비했다.

 

모임시간보다는 빨리 도착했지만, 미안해서 막 변명을 하려는데 오늘 기도 순서는 외숙모님이란다. 확인도 안하고 준비를 너무 열심히 하다가 생긴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다. 오빠 왈... 잘 저장해 놓고 있다가 다음 추모예배 때 기도하라는... ....





엄마를 누나라고 부르던 삼촌 두 분 내외가 추모예배에 참석하셨다. 엄마의 동생들이다. 그래도 누이의 자녀들을 통해 기억을 불러오는 어른들의 마음... 나는 배우자 없이 아이들 없이 누구와 무엇을 추억할 수 있을까.

 

신목사님 인도로 예배를 드린 후에 설명절 음식을 먹었다. 오늘 참석한 사남매의 엄마로, 올케들의 시어머니로, 제부의 장모로, 조카들의 할머니로, 외삼촌들의 누나로, 외숙모들의 시누이로 살다가 가신 우리 엄마 이야기로 꽃을 피우다가... 조카들 이야기도 조금 하고...




모두 며느리를 맞고 사위를 맞는 시기여서 자식들의 일로 바쁜 와중에도 어른께 드리는 선물을 챙기는 어른 조카들의 마음을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어른들 대화시간에 주방에서 설거지하며 뒷수습하고 있는 젊은 조카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