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베트남(2018)

[한지붕식구들의 다낭 여행(2018)] 미케비치와 한강유람선

truehjh 2018. 9. 7. 09:49

2018.08.18. (4)

 

미케비치에서 보낸 자유시간은 멋졌다. 각자의 취향대로 음료를 선택하느라고 시간이 좀 걸렸지만 모두 만족할만한 선택을 한 것 같다. 나는 연유에 커피를 넣은 베트남 커피를 마시기로 했다. 우리 형제들은 모여 앉으면 이야기의 꽃이 지지 않는다. 어렸을 때부터 그랬다. 지나간 추억과 엄마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로 끝이 나지 않는다. 커피와 레몬에이드와 바다 냄새와 습기 찬 바닷바람. 그리고 모래와 행글라이더와 웃음과 사진...

 

 

 

 

 

 

 

 

 

 

 

 

 

 

 

비치에서 단체사진을 찍을 때는 손가락으로 하트를 만들기로 했다. 어떻게 하트를 만드는지를 아직도 모르는 오빠를 놀리며 한바탕 웃었다. 모두 수수한 사람들이다.

 

 

  

바닷물에 발이라도 담그려고 모래사장으로 달려나가는 형제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있다가 가이드의 재촉으로 마사지샾으로 이동했다. 한 시간 동안 누워서 마사지를 받았다. 30분에 1불의 팁이 관례(?)란다. 지정된 방으로 올라가 침대를 배정받았다.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기 위해 보조기를 벗었다. 다리에 보조기를 착용한 장애인을 만나 어리둥절해 하는 사람들... 무슨 말인가를 서로 주고 받으며 내 다리를 훔쳐본다. 괜찮다고는 말했지만 나도 참 난감하다. 

 

베트남식은 좀 다른 것 같다. 중국식이나 태국식 마사지와 차별성을 두려는 것일까. 따뜻한 물에 발을 담가놓고 시작한다. 손을 사용하다가 후반부터는 맨질맨질하고 따끈따끈한 돌을 사용하는 것 같다. 마사지를 다 받고 내 담당자에게 두 배 이상의 팁을 제공했다. 다음에 다른 장애인 고객을 만날 때 불편해 하지 말아달라는 의미에서...

 

마사지를 마치고 나와 한강으로 이동했다. 왜 하필 한강일까. 우리나라 서울에 있는 느낌이 잠시 들었다. 한강유람선 선착장에 일찍 도착했는데 여기도 공안이 많이 있어 지켜보고 있다고 현지 가이드가 불안해한다. 남자식구들은 모두가 가이드인양 너스레를 떨어주면서 우리나라 가이드를 보호해 주려고 신경을 쓰는 것 같았다.

 

 

 

 

 

 

 

 

 

 

강바람을 맞으며 떠돌이 연주자의 노래와 함께 한 시간 정도의 유람을 마치고, 다시 차를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오는 길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거리를 보았다. 다리 위의 조형물인 용이 불을 내뿜는 불꽃놀이가 준비되어 있단다. 룸에서 불꽃놀이를 구경할 수 있다고 해서 기대를 했는데 갑자기 비가 오는 바람에 취소되었단다. 지구 어디에서나 천둥번개 치며 세찬 비가 내리는 모습은 비슷한 것 같다.

 

오늘은 유난히 고수냄새와는 조금 다른 이 나라 특유의 냄새가 있는 것 같아 신경이 쓰이는 하루였다. 빡빡하게 돌아다닌 하루... 힘겹기는 하다. 땀 흘리며 많이 걸어 다닌 후유증으로 온 몸이 뻐근. 그래도 잘 따라 다녔다. 내가 맨 뒤가 아니라는 것, 내 뒤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으로 인해 맘 편하게 다닐 수 있었다. 말없이 애써주는 누군가의 배려는 늘 가슴을 울린다.

 

사진을 보고... 카톡과 패북도 보고... 글로 정리도 하고...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