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유럽4국(2019)

[2019 유럽 4개국 도시] 이번 시도는 성공할 수 있을까

truehjh 2019. 6. 6. 12:36

 

어제저녁 도토리 생일 축하 저녁식사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유럽여행 이야기가 나왔다. 가슴이 두는 두근거렸다. 이번에는 과연 갈 수 있을까... 몸 관리나 잘하라는 동생의 충고 아닌 충고의 한마디가 가슴 벅차게 고마웠다. 사실 건강문제를 포함한 여러 가지 조건으로 인해 먼 거리 여행이나 해외여행은 포기해야 하는 나이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함께 여행하자는 동생의 제의는 반갑고 든든한 응원으로 들렸다.

 

런던과 파리. 많은 사람들이 유럽 여행지로 가장 먼저 선택하는 도시지만 나는 가보지 못한 도시다. 모두 걸어 다녀야 한다는 오래된 편견을 버리지 못한 상태에서 유럽의 유명 도시들을 방문할 생각은 하지 못했다. 특히 런던이나 파리 여행은 기대하지 못하고 살았다. 젊었을 때, 그래도 걸어 다니는 것이 두렵지 않았던 시절에 승연이와 유럽 배낭여행을 꿈꾸던 때 빼고는 엄두를 내지 못하던 도시다. 벌써 30여 년이 흘렀고 드디어, 결국 30여 년 만에 다시 시도하는 계획은 성공을 할까.

 

작년 여름에도 스위스 자유여행을 시도하다가 불발되었다. 휠체어합창단 해외 연주 일정에 따라 비엔나 공연을 끝내고 스위스로 향한다 하기에 참여하려고 신청을 했었다. 유럽여행이라는 명제 앞에서는 전수동휠체어가 날개가 된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어 용기를 냈고, 여행하면서 승연이의 삶도 가까이서 들여다보고 응원해줄 겸 겸사겸사 가기로 마음먹었었다. 어물쩡거리다가는 또다시 30년 전처럼 미루고 말 테니까 실천해야 한다는 그녀의 독촉에 힘을 얻어 비행기표를 오픈으로 끊어놓았었는데, 여행을 떠날 무렵 건강상태가 나빠졌다. 생각하고 또 생각한 결과 10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고 가는 것이 그 당시의 허리 상태로는 무모한 시도라는 결론을 내렸다. 결국 위약금 30만 원을 지불하고 취소했다.

 

모든 것을 무리하게 진행할 나이는 아니다. 살아오는 동안 무리하게 행동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너무 많이 경험했기 때문에 더더욱 무리하고 싶지가 않다. 무리한다는 것은 욕심일 뿐이다. 다만 흘러가는 것은 거스르지 말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필요는 있다. 이번 여행이 그런 여행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