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유럽4국(2019)

[2019 유럽 4개국 도시] 프랑스 파리에서 스위스 제네바로 - 테제베를 타고

truehjh 2019. 10. 17. 19:00

2019.08.24.(2). 파리에서 제네바로

 

세느강변에 있는 정류장에서 다시 빨간 노선 빅버스를 타고 개선문으로 갔다. 개선문 앞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우리는 상제리제 거리 주변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약속시간에 맞춰 숙소로 가서 짐을 가지고 나올 예정이다.

 

햇볕은 따갑고, 거리 구경하는 것도 귀찮아져서 카페를 찾기로 했다. 외국에 나갔을 때 가장 쉽고 익숙하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 스타벅스다. 이 거리에서도 마찬가지다. 스타벅스를 찾아 들어가 음료를 마시면서 시간을 보내며 기다렸다. 다음 일정을 체크하던 도토리가 깜짝 놀라며 말한다. 파리 북역으로 가는 것이 아니고 리옹역으로 가야 한단다. 당연히 북역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제네바로 가는 길에 차질이 생길 뻔했다. 빨리 발견한 사실이 기특해서 모두 깔깔대고 웃었다. 여유 있는 시간들이 참 좋았다.







카페에서 나와 우버를 불렀다. 5시까지 가겠다고 했지만 4시쯤 숙소에 도착했다. 거실로 들어가 남겨져 있는 짐을 들고 나와 다시 우버를 불렀다.





리옹역으로 갔다. 리옹역은 제네바로 가는 테제베를 타는 곳이다. 2층으로 올라갔더니 복잡해서 앉아있을 만한 자리가 없다. 다시 아래로 내려와 긴 의자에 앉아 차분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갑자기 분위기가 뒤숭숭해졌다




 

잠시의 해프닝이 있었다. 해프닝이라고 하기에는 위험한 사건이지만 말이다. 누군가가 역사 안에 있는 어떤 설치물 옆에 가방을 놓고 갔단다. 폭발물인가? 노란 제복을 입은 경찰들이 갑자기 여러 명 나타나서 폴리스라인을 쳤다. 주변의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 승객들을 모두 물러가게 했다.


우리도 입구 쪽으로 나와 리옹역 스타벅스 공간으로 들어갔다. 오늘 하루 동안 두 번이나 스타벅스를 이용하게 된 형편이다. 동영상을 찍고, 카톡에 올리고, 친구들에게 연락을 하면서 걱정을 하고 있는데, 잠시 후에 가방 주인이 나타나서 사건은 매듭지어졌다.



 

저녁식사용으로 햄버거를 사서 들고, 제네바행 테제베를 탔다. 짐들은 짐칸에 묶어 놓고 좌석을 찾아들어갔다. 조금 비싼 자리라서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단다. 붉은 노을이 물든 창밖 풍경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것 같다.






 

세 시간쯤 지나 제네바역에 도착했다. 생각보다는 아주 작은 역이다. 연이부부는 늦은 시간을 마다하지 않고 기꺼이 마중을 나왔다. 먼 이국땅 깜깜한 기차역에서 오랜만에 그녀의 얼굴을 대하는 순간 이름 외에는 어떤 단어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냥 애틋하기만 했다.

 

제네바역에서 가까운 곳에 살고 있기 때문에 금방 집에 도착했다. 두세 시간 이야기 꽃을 피우다가 내일의 일정을 위해 취침했다. 나에게 자신의 침실을 내주는 사랑의 마음을 고맙게 받았다. 그녀의 세심한 배려는 여전하다. 생각했던 것보다 안정적으로 지내고 있는 것 같아 안심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