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유럽4국(2019)

[2019 유럽 4개국 도시] 폴란드 바르샤바(1) - 바르샤바 올드타운의 아침

truehjh 2019. 12. 9. 20:33

2019.08.28.(1). 바르샤바 올드타운의 아침

 

바르샤바 올드타운 근처의 숙소에서 상쾌한 아침을 맞이했다. 일찍 잠이 깨서 일어났지만 마땅히 할 일은 없었다. 커튼을 올리고 창문을 열었다. 주황색 지붕들과 알록달록한 벽들의 조화가 평화로웠다. 새소리도 들리고, 푸르른 나무들도 보였다.

    




씻을 시간이 되어 화장실로 들어갔다. 샤워부스가 안전할 것 같지 않아 보여 불안하다. 미끄러지면 붙잡을 것이 마땅치 않다. 긴 여행길을 대비해서 잘 씻어야 하는데, 씻는 과정이 너무 귀찮아서 샤워부스 핑계를 대고 게으름을 부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여간에 깔끔 떠는 것은 포기하고 대충 씻고 나왔다. 찌든 모습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할 내 모습을 상상해 보면 아찔하지만, 지금 당장 나를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다. 여행 막바지에 그런 일로 에너지를 다 소비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가능한 한 빈둥거리며 에너지를 아껴야 한다.

  

도토리부녀가 아침 일찍 나가 주변 슈퍼에서 사 온 빵과 과일과 주스로 아침을 마치고, 시간의 여유가 있어 숙소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어젯밤에는 눈에 뜨이지 않던 여러 가지 가구들이 많았다. 캡슐커피머신 사용은 성공해서 진한 커피향을 즐길 수 있았고, 팝콘기계는 실패해서 집안만 어지럽게 만들었다. 쏟아진 옥수수 알갱이들을 말끔히 치우고 퇴실을 했다   




위치가 좋아 슬슬 걸어서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조건의 숙소였다. 숙소를 싸게 구했다고 좋아하는 도토리. 이번 여행을 통해 그녀의 진가를 최대한으로 보여주는 기회가 만들어진 것 같다. 가족들을 위해 자신의 능력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여유있게 천천히 바르샤바 구시가지를 향해 걸으며 거리구경을 했다. 이래서 자유여행이 자유여행이구나를 새삼스럽게 감탄하며 편하게 걸어다녔다. 


이른 시간이라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먼 이국 유럽의 도시 한 구석에서 한적한 아침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얼마나 낭만적인가. 평화와 감사가 가득한 시간이었다.




길가에 늘어서 있는 건물 중에 소박함이 느껴지는 성당이 눈에 들어왔다. 이름모를 성당 안으로 들어가 잠시 기도를 드리고, 성벽을 향해 다시 걸어갔다. 성문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