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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4) 제주도 - 올레길 2코스 주변에서

truehjh 2021. 4. 10. 09:58

2021.03.21.일

 

7시 30분에 도토리랑 함께 주일 아침 영상 예배를 드렸다. 예배를 마치고 구운 달걀, 바나나, 사과 주스로 아침 식사를 한 후 대충 준비하고 나섰다. 날씨는 좋은데 바람이 꽤 분다. 바람 많다는 제주 날씨답다.

 

올레길 2코스 출발지인 광치기해변으로 갔다. 아침 일찍 나온 여인들이 천리향과 한라봉을 팔고 있다. 도토리 부녀는 떠나고 우리는 천리향 한 봉지를 사 들고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유채꽃밭을 지나, 다리를 건너, 넓은 길을 운전해서 돌아오는 길은 한적하고 아름다웠다.

 

호텔방에서 천리향 하나를 까먹으며 잠시 혼자의 여유를 즐겨본다. 올레길 걷는 식구들의 속도에 맞춰 점심 장소와 시간을 정하기로 했으니 연락이 올 때까지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있으면 된다.

 

2코스 마지막 지점 온평포구 주변에서 만나자는 연락을 받고 나갔다. 네비를 켜놓고 신경을 곤두세우며 운전을 했는데도 길을 잘못 들기가 일쑤였다. 덕분에 동네 구경은 잘했다.

 

바람을 억세게 맞으며 올레길을 걸어온 도토리부녀를 만났다. 센 바람 덕분에 뺨을 몇 대 맞은 사람 같은 볼빨간 얼굴로 나타났다. 피부가 약해서 그런가보다.

 

운전석을 동생에게 내주고, 편한 마음으로 점심 식사할 맛집을 찾아갔다. 식당의 빈자리를 기다리며 길거리에 나와서 서로 사진 찍어주는 시간.

 

끝없이 펼쳐진 무밭에서 나온 생산물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그리고 길바닥에 널려있는 무말랭이들은 앞으로 누구의 입으로 들어갈까.

 

해물 라면과 볶은 문어와 섞은 회 한 접시로 배불리 먹고, 해안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다가,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예쁜 커피집에 들려 차를 마시며 잠시 쉼을 가졌다. 그집 강아지도 따라 들어와 따사로운 햇볕 아래서 오수를 즐긴다.

 

올레시장으로 가서 장을 보고, 중문에서 잠시 놀다가 호텔로 돌아왔다. 오늘은 차멀미가 심했다. 점심을 너무 많이 먹어서인가 보다. 저녁은 스킵하고 씻고 누웠다. 도토리는 양말에 빵꾸가 났다고 즐거워한다. 구멍이 날 정도로 정말 많이 걸었나 보다. 나는 리드미컬한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