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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 제주도(2) 올레길 완주와 생일파티

truehjh 2021. 12. 21. 14:53

2021.12.03.(금) 

 

성산봉이 내다 보이는 방에서 아침은 역시 간단식으로 했다. 미리 준비해 간 삶은 달걀과 과일이다. 다이어트 중인 도톨이와 음식 코드를 맞출 수 있어 다행이다. 오빠네와 동생네도 조식을 마친 후, 올레길 마지막 코스를 떠날 준비를 하고 모두 로비에 모였다. 이미 올레길 코스를 완주한 오빠네는 두 번째 올레길 완주 카드를 마련해 가지고 왔단다.

 

10시도 되기 전에 제주시 구좌읍에 있는 해녀박물관주차장에 도착했다. 올레길 마지막 코스 시작점에서 기념으로 사진 찍고, 그곳에서 안내자를 만나 올레길을 걷는 가족의 영웅담을 펼치느라고 즐거운 시간도 보냈다.

 

큰 올케는 올레길 마크를 백팩에 달아주면서, 같이 남아있겠다고 했지만 사양했다. 나 때문에 각자의 스케줄을 버리게 하는 피해를 주는 것은 나의 여행 기본 수칙이 아니기 때문이다. 모두 올레길 21코스로 떠나보내고, 나는 혼자 살살 걸어서 해녀박물관으로 갔다. 유네스크 인류 무형문화유산 등재되어 있다는 제주해녀문화를 보여주는 곳이다.

 

1층과 2층 전시관을 거쳐, 3층 라운지로 올라갔다. 백팩을 내려놓고, 바다를 앞에 놓고, 조용히 물멍하고 있는 시간은 창을 통해 내다보이는 작은 어촌의 풍경만큼이나 평화로웠다.

 

한 시간쯤 지났는데 도토리에게서 연락이 왔다. 얼른 주차장으로 내려가서 리치망고 하도 점을 네비에 찍고, 더 이상 걷기 힘들다는 작은올케를 만나러 갔다. 작은올케를 태우고, 망고주스를 마시며, 해안도로의 풍광과 분위기를 만끽하면서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오빠와 동생은 어릴적 장난기를 동원했는지 모자를 거꾸로 쓰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찍어 준 사람의 연출인지도 모르겠지만, 귀여운 노인(?)들이다.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나이들어가고 있는 두 형제의 여유있는 웃음이 보기 좋을 뿐만 아니라 자랑스럽기도 하다.  

 

종다리 해안 도로를 달려, 올레길 마지막 코스를 끝냈다는 도장찍는 곳으로 갔다. 주차해 놓고 기다릴 장소를 찾지 못해 세네 번 왔다 갔다 하는 도중에 마지막 지점을 향해 걷고 있는 가족들을 길에서 만나 박수를 쳐주며 응원했다.

 

가족이 모두 차에 타고 흙돼지구이로 유명하다는 음식점으로 갔다. 마침 오늘이 작은 올케 생일이라서 축하 턱을 냈다. 점심 후 이전에 가던 투썸플레이스로 가서 다시 수다의 시간을 보냈다.

 

저녁은 각자 간단히 먹고, 옆방에 다 모여 치즈케이크에 촛불을 켜고 생파를 열었다. 대만에 가 있는 손주와 영상 통화를 하면서 웃음꽃이 만발했다. 즐거운 가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