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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해방] 겨자씨 25주년 후, 15년 보고서

truehjh 2023. 5. 25. 23:45

겨자씨 25주년 후, 15년 보고서

- 겨자씨 창립 25주년 보고서 이후 15년 동안(20086~20235)의 겨자씨 활동 소개 -

 

 

창립 40주년을 맞이하고 있는 겨자씨는 장애인의 자활 실현과 회원간의 상호부조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비영리 모임이다.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에, 장애를 가지고 사회활동에 참여하고 있던 비슷한 연령의 전문직 장애여성들이 각자에게 주어진 능력을 활용하여 후배 장애인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을 도모하고자 겨자씨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창립 초부터 겨자씨의 목적에 동의하는 친구들이 함께 참여하였고, 더 배우고자 하는 장애학생에게 공부할 기회를 제공하여 자립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겨자씨 창립 40주년을 맞이하고 있는 겨자씨 회원들 대부분은 이제 노후 생활에 진입했다.

 

겨자씨는 2008년 창립 25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하면서 겨자씨발전추진위원회를 결성했다. 거기에서 겨자씨의 미래와 노후 생활에 대하여 다양한 논의를 거친 끝에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기로 결론지었다. 먼저 겨자씨의 주요사업이었던 장애학생의 자활을 돕는 장학사업을 계속 이어가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겨자씨 회원들의 아름다운 노년을 위해 함께 꿈꾸자는 것이었다. 그 당시에는 노후를 보다 풍요롭고 건강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우리들 자신의 노후복지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구체적 실천을 설계하기로 의견을 모았었다. 그리고 그 이후 15년이 지나 겨자씨 창립 40주년을 맞이했다. 이 기간을 거치는 동안에 겨자씨는 위의 결의 사항을 잘 실천하고 살았는지를 몇 가지 사항으로 나누어 점검해 보았다.

 

처음은, 정기모임 부분이다. 겨자씨는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회원들의 생각과 의견을 모았는데, 그 진행 과정을 찾아 기록해 놓은 것이 정기모임이다. 다음으로는, 장학사업과 복지사업으로 구분하여 겨자씨가 어떤 모습으로 이어져 왔는가를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겨자씨 공동체의 미래를 그려보며 남은 과제를 살펴보았다. 25주년 행사 이후 15년 동안 겨자씨 회장단을 이끌었거나 현재 이끌고 있는 임원들은 신현임, 임현주, 이민형, 한정희. 장연순, 김웅기, 조성인, 전상숙, 김봉남, 강은자, 최홍림, 김미선, 이명미 등이다. 임원들 외에도 민은기, 이지은, 이현준, 양진숙(Jinny Kim) 등이 회원으로, 박성욱(고 이은자 회장 부군)이 명예회원으로 겨자씨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새롭게 가입하거나 탈퇴하는 회원은 별로 없었으므로, 남아있는 회원들의 결속을 다지는데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기간이었다고 할 수 있다.

 

1. 정기모임

 

다양한 형태의 정기모임을 통해 겨자씨의 정체성을 재정립해 나갔다. 정기적으로 회원의 자택뿐 아니라 전시관, 음식점, 관광지 등에서의 만남이 이루어졌고,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부터는 줌 화상회의 형식으로 정기모임을 가졌다.

 

1) 대면 모임

: 2개월에 1회 모임을 정례화하면서 행당동(신현임 회원댁) 아지트 문화가 형성되는 시기다.

- 행당동뿐만 아니라 여러 회원의 자택 방문

- 장애여성단체(공감) 방문

- 30주년 기념행사 준비위원회 결성

- 회칙 변경 : 장학금 수여대상자를 장애인 직계비속으로 확장

 

2) 줌 화상 모임

: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대면으로 하는 정기모임이 어려워져서 줌 화상 모임으로 대체하였다. 1개월에 1회 모임을 가지며 친목과 우애를 다졌다. 줌 모임 시도는 회원들 간에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일조하였고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다.

- 회원들 각자가 돌아가면서 주제 발표

- 외부 강사 초청 : 이정숙 화가

- 40주년 기념행사 준비위원회 결성

 

2. 장학사업

 

겨자씨 25주년 행사에서 마련한 기금으로 3국의 장애인에게 보장구를 제공하기로 논의했으며, 2009년 중국 사천성에 있는 장애인들에게 보냈다. 그리고 계속해서 겨자씨 기본 사업인 장학사업을 꾸준히 이어가다가, 2014년부터는 장학사업의 방향을 바꾸었다. 우리나라 사회복지제도의 발전으로 장애학생들에게 지급되는 장학금의 기회가 크게 늘었고, 대학등록금을 지급하는 사업은 노화되고 있는 겨자씨 상황에 벅차기 시작했기 때문에 해외 빈곤국의 장애아동으로 관심을 돌렸다. 현재는 컴패션을 통해 해외의 장애아동 두 명을 후원하고 있다.

 

1) 장학생을 선발하여 장학금 지급

2009- 김상희(한양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뇌성마비 장애)

2010- 이현준(나사렛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지체장애), 김상희(한양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뇌성마비)

2012- 이현상(강남대학교 신학과, 지체장애 1), 전바울(그리스도대학 성악과, 지적장애 3)

2013- 이현상(강남대학교 신학과, 지체장애 1)

2016고등학생(장애인 직계비속)

 

2) 컴패션을 통해 해외의 장애아동 후원

2014- 첫 번째 컴패션 후원(파비오, 에콰도르)

2016두 번째 컴패션 후원(마리, 필리핀)

현재 파비오(2032)와 마리(2028)가 성년이 될 때까지 후원을 지속하기로 함,

 

3) 겨자씨 창립 40주년을 기념하여 중증장애인단체(노들야학)에 장학금 전달

 

3. 복지사업

 

겨자씨는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겨자씨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가운데 장애인의 노후에 초점을 맞추기로 의견을 모았다. 겨자씨 회원에게 의미를 주는 일로 장애인의 행복하고 풍요로운 노후 삶을 위한 공동체 모델을 제시하고자 했지만, 희망 사항에 그쳤을 뿐 실천은 미력하다.

 

1) 비영리단체 등록 완료

 

2) 함께 다니는 여행

30주년 기념 여행 장애인 특장차 활용하여 강원도에 다녀옴

40주년 기념 여행 - 전원 휠체어 사용하여 제주도에 다녀옴

장애 차량 제공사업을 활용한 벚꽂여행 경상남도 하동에 다녀옴

 

4. 겨자씨 공동체의 미래

 

겨자씨 모임이 시작된 후 지난 40년 동안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나 사회적 환경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리고 겨자씨 내부 회원들의 노화로 장애 정도나 조건에도 여러 가지 변화가 일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의 자활을 돕겠다는 겨자씨 목표는 변하지 않았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여전히 노력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결과를 살펴보면, 장애를 가진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 등 20여 명에게 장학금을 수여했으며, 장애인 단체나 생활 시설에 의약품이나 휠체어 등의 보조도구들을 전달했다. 그리고 현재는 해외의 장애아동 2명을 후원하고 있다. 겨자씨가 이러한 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각 회기 때마다 회장을 비롯한 임원단들이 맡은 책임을 성실하게 감당하며 꾸준히 수고해 주었고, 회원들은 각자의 의무를 잘 감당하면서 마음을 모아 참여한 결과다.

 

그러나 또 다른 목표였던 장애인의 행복한 노후를 선도해보겠다는 꿈은 이루지 못했다는 것도 사실이다. 겨자씨가 사회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노년 장애인의 노후설계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던 여러 가지 이유 중의 하나는, 사회환경의 긍정적인 변화다. 장애인 활동 지원, 장애인 콜택시 서비스 확장 등의 사회적 제도의 변화로 회원들의 안정적인 노후 생활이 가능해졌다. 활동 보조인 제도와 교통이용 제도가 노후의 삶에 크게 도움이 되었음은 확실하다. 다른 하나는, 겨자씨 회원 각자의 변화다. 대부분 신체의 노화로 장애의 정도가 심해졌고, 생활 터전이나 거주지가 중심부에서 멀어져서 공동체의 삶에 대한 가능성과 필요성이 둔화되었다. 이러한 몇 가지 요인들에 의해 겨자씨는 15년 전에 목표했던 노후 관련 계획에 만족할만한 성과물을 얻지 못했다.

 

겨자씨가 사회적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역량과 열정이 부족했음이 아쉽지만, 지금까지 겨자씨가 만남을 지속하며 초기 방향 설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수 있다고 여겨진다. 겨자씨 회원 각자는 자신의 삶에 충실했으며 지금도 여전히 겨자씨와 다양한 경험을 함께하며 서로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겨자씨는 서로에게 의미를 더해주는 공동체가 되었고 또 그런 공동체를 40년 동안 유지해왔다. 이것은 기념할 만한 일이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거부할 수 없는 세월의 힘 때문에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의 폭이 점점 감소되고 있고, 기동력과 활동력과 경제력이 약화되면서 앞으로도 여러 가지 조건들이 더 열악해져 갈 것이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욱 필요한 모임이고, 더욱 필요한 친구들이다. 동병상련할 수 있는 친구의 존재는 노후 행복의 필요조건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진정한 친구가 되어주는 겨자씨 공동체로 자리매김해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제 남은 과제가 있다면, 첫 번째는 각 회원이 자신의 노후를 잘 돌보며 겨자씨의 공동체적인 유대감을 지향해 나가는 것이다. 두 번째는 해외의 장애아동이 성장하여 자활에 이를 때까지 지원을 지속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겨자씨의 의의에 동참하며 각 개인에게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왔듯이, 앞으로도 여전히 겨자씨와 더불어 아름다운 노후를 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겨자씨 회원 각자는, 계속 모임을 이어가며 이전에 약속했던 아름다운 노후문화를 만드는 삶을 이어 갈 것이다.

 

 

** < 참고 > **

겨자씨, 겨자씨 25년 보고서

겨자씨, 겨자씨 40년간의 회의록(1983 2023)

겨자씨, 겨자씨 40년간의 회계장부(2003 2023)

겨자씨, cafe.daum.net/kjc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