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랑/국민주권

[국민주권] 기획예배

truehjh 2023. 10. 31. 11:13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였던 엊그제 주일에 드려진 기획예배의 전말이 드러났다. 그러나 그 사실을 폭로한 기사는 삭제되고, 관련 기사의 댓글창도 닫혔다.

 

"대통령실에서 자기들 가니까 예배를 하나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또 다른 기사를 읽었는데, 너무 황당해서 말을 잇지 못하겠다. 생각할수록 이해가 안 된다. '예배를 하나 마련해 달라니...' 이런 요구가 과연 신앙적으로, 아니 상식적으로 타당한 문장인가? '예배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 앞에서... 이 황당한 마음을 글이라도 써서 다스려보려고 하는데... 가능할 것 같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고 있는 이유는 너무 답답해서다.

 

작년 10월 29일 이태원에서 국민 159명이 길 위에서 죽어갔다. 정부의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할 경찰 인력이 다른 곳에 정신을 팔고 있을 무렵에 일어난 참사다. 책임을 지고 안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자들은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사고로 치부하면서 지금까지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고 있으며, 책임을 지기는 커녕 오로지 잊혀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거기다가 참사 1주기를 맞이하여, 대통령실에 있다는 작자들은 자신들의 변명을 호도하기 위하여 개신교를 이용해 예배를 정치쇼로 기획하고, 대통령이라는 사람은 유족이 아닌 참모진 앞에서 오늘은 살면서 가장 큰 슬픔을 가진 날이라고 애도쇼를 하고 있으니.........ㅠㅠ........

 

쇼였던 기획예배...

말하기도 민망한 단어, 기획예배!

 

제사장 사무엘을 기다리지 못하고 스스로 제사를 드리는 사울왕이 생각난다. 정치지도자들은 여론을 자기편으로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종교를 사용하고 있고,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일컫는 행태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데도 종교지도자들은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

 

506년 전, 15171031. 마틴 루터는 독일 비텐베르크 성당 정문에 당시 가톨릭교회를 비판하는 95개 조항의 반박문을 올려 종교개혁의 신호탄을 울렸다그토록 낭만적(?)이던 10월의 마지막 날이 퇴색해버리는 시간에... 답답한 마음을 부여안고...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펜을 들어 글을 쓰라." - 마틴 루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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