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rit&Basecamp/Review 119

도서 - 체 게바라 자서전 / 체 게바라

체 게바라 자서전 / 체 게바라(1928.6.14.~1967.10.9.) - 20세기 가장 완전한 삶 - 에 이어 을 읽었다. 오래된 책장에서 꺼내어 버리려다가 멈췄던 책 두 권 중 나머지 한 권이다. 다시 정독했으니 이제는 버려도 아쉬움이 남지 않을 것 같다. “나는 글쓰기가 구체적인 문제에 접근하는 하나의 방식이며, 자신의 감수성으로 인해 삶에 대해 취하는 태도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독특한 감수성으로 삶을 바라보는 태도라고” - 체 게바라 - “글쓰기에서 나를 이끄는 유일한 열정은 진실을 전하는 것입니다(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나를 사회주의적 리얼리즘의 강경한 옹호자로 생각하지는 마십시오). 나는 모든 것을 이런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 체 게바라 - ** 책 속에서 ** 체 게바라는 그 짧은..

도서 - 체 게바라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 체 게바라

체 게바라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 체 게바라 젊었을 때 읽었던 책들을 버리려고 정리하다가, 체 게바라라는 이름 앞에서 멈췄다. 체는 친구 또는 동지를 의미하고 체 게바라의 이름은 에르네스토 게바라다. 그는 혁명가로서 엄청나게 매력적으로 나에게 다가왔던 인물이다. 두 권의 책이 남아있었는데, 먼지를 털어내고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의 책장을 먼저 열었다. 그의 글을 다시 들춰보니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지구 반대편의 오래된(?) 이야기가 이렇게 흥미로울 수가 있을까? 예전에 느꼈던 감흥은 온데간데없지만, 지금 다시 읽으니 남아메리카 곳곳을 여행하는 기분이 되어 다음 내용이 궁금해질 정도로 재미있다. 혁명을 꿈꾼다기보다는 의학을 공부하는 20대 젊은이의 열정과 패기가 보였고, 그가 다니는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

도서 -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현재와 과거, 개인의 삶과 역사적 사건이 얽히면서 인선과 경하라는 두 인물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특히 제주의 4,3 사건이라는 국가폭력으로 인해 파괴된 가족의 이야기 속에 사라진 사람들이 남긴 기억과 살아남은 사람들의 슬픔이 쌓여있다. 시간이 흘러도 상처와 고통은 치유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속에 스며든 사랑의 기억으로 죽음과 작별하지도 못한다. 작가는 직설적이거나 폭력적이지 않게 상실과 슬픔 속에서 평생을 살아온 이들의 고통을 그려냈다. 비극을 감싸는 듯한 부드러움과 애도를 품고 있는 문장의 흐름이 남다르다. 시적인 언어를 이해하기 어려운 나에게는 조금 벅찬 문장이다. 난해한 산문시처럼 읽혀지는 문장들... **그걸 쓰려면 생각해야 했다. 어디서부터 모든 게 부스러지기..

도서 - 폭력의 세기 / 한나 아렌트

폭력의 세기 / 한나 아렌트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전쟁 중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예멘, 리비아, 콩고민주공화국, 소말리아, 나이지리아, 수단이 내전 중이다. 우리나라는 남북이 분단된 상황에서 여당과 야당이, 보수와 진보가 끊임없이 서로를 향하여 공격하며 폭력적으로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과 폭력의 되풀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읽고 있는 책이 다. 한나 아렌트는 권력을 폭력으로 대체하려는 유혹에 저항하여야 한다고 말했지만, 과연 가능한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권력이란 인간에 대한 인간의 지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다. 요즘은 특히 지배자조차 드러나지 않는 지배처럼 느껴져서 암담하기까지 하다. 도대체 책임을 지는 자가 아..

영화 - 북클럽 : 넥스트챕터

북클럽 : 넥스트챕터 70대가 넘은 여인들의 우정과 사랑과 삶을 그린 로멘틱 코메디(2023년)로, 네 명의 친구가 함께 여행하면서 여행지에서 일어나는 모험담을 소개한 영화다.  책(book)이라는 단어만 보면 무조건 궁금증이 생기는 성향 덕분에 감상했다. 동감하는 부분도 있고 이질감이 느껴지는 부분도 있지만 유쾌한 스토리여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기회가 되면 북클럽(2019년)도 찾아보아야겠다. 다이앤 키튼, 제인 폰다, 캔디스 버겐, 메리 스틴버겐이 출연했다.  그들의 대화 중에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라는 책 이름이 나온다. 궁금해서 찾아보았더니 미국에서 3~40대 여성들에게 엄청나게 인기가 많았던 책이란다. 이미 영화로 나와 있는 이야기도 있다고 해서, 내친김에 영화 심연>과 해방> 두 편을 찾..

도서 - 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 (괴테와 마주앉는 시간) / 전영애

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 (괴테와 마주앉는 시간) / 전영애 의 표지를 열면 내 이름 밑에 작가의 서명이 있다. 정원을 소개하는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여백서원을 만난 적이 있는데, 괴테연구가인 전영애 작가의 삶과 정원이 참 인상적이었다는 이야기를 친구에게 했었다. 내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던 친구가 여주에 있는 여백서원을 다녀오면서 구입해서 보내준 책이다. 글을 통해 궁금증은 조금 풀렸다. 그리고 경이로운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세상 구석구석에 살고 있다는 사실로 안심했다. 세상에는 참 고마운 사람들이 많다. P11 인간은 지향이 있는 한 방황한다. - 괴테 - P22 열쇠구멍을 통하여 스며들 수 있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근심입니다. P25 어떤 원인으로든, 현재 상태의 자신의 주인은 자기입..

도서 - 세월 / 아니 에르노

세월 / 아니 에르노 아니 에르노는 자신이 직접 겪은 일을 과장 없이 그대로 기록하는 작가라고 한다. 은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나이 든 현재까지 60여년 동안의 기억을 나열하는 형식으로 기록한 작품이다. 1941년부터 2006년까지의 프랑스 사회의 시대상과 사건을 기록한 개인의 역사이며 그 시대를 함께 살아온 집단의 역사이기도 하다. 아니 에르노의 을 처음 접했을 때는 너무 낯설었다. 열다섯 장쯤 넘겼는데도 줄거리를 찾지 못해서 결국은 읽기를 포기했다. 그리고 2년이 더 지난 후 다시 책을 꺼내 들었다. 처음 느꼈던 편견을 간직한 채, 또다시 첫 장부터 읽어 내려갔다. 2022년도 노벨문학상까지 탔다고 하는데, 나는 왜 그녀의 글이 친근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일까. 거리를 두고 찬찬히 읽으니 조금씩 읽혀지..

도서 - 하얼빈 / 김훈

하얼빈 / 김훈 마음이 잡히지 않는 시간이 지속될 때면 남의 글을 읽곤 한다. 하얼빈도 그렇다. 동생이 읽고 가져다준 책인데, 두세 달 정도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 내 글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 빈둥거리고 지내고 있다가, 요 며칠 전에 손이 가서 첫 장을 열어보았다. 익히 들어 아는 내용이지만 장편소설로 읽으니 저자의 글맛이 느껴져 쭈욱 읽어내려갔다. 안중근의 빛나는 청춘을 소설로 써보려는 것은 작가가 오래도록 준비한 ‘고단한 청춘의 소망’이었단다. 작가는 안중근 사건의 신문과 공판 기록들뿐만 아니라 이토 히로부미의 생애와 족적을 찾아, 그것을 바탕으로 결국은 소설을 썼다. 바로 하얼빈이다. ‘나는 안중근의 대의보다도, 실탄 일곱 발과 여비 백 루블을 지니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얼빈으로 향하는 그의 ..

도서 - 진보적 노인 / 이필재

진보적 노인 / 이필재 지음 머리에 머무는 건 단지 지식일 뿐이고 공감을 할 때 비로소 가슴으로 알게 되죠. 그런데 스스로 움직여 행동으로 옮기는, 딱 그만큼이 바로 나입니다. p124 어쨌거나 감사는 매직이고, 겸손은 무적이다. p126 덜 먹고살겠다고 마음먹으면 사실 두려울 게 없다. p148 진보란 약자 편에 서는 것 p212 기독교 신자로서 나의 자부심은 내가 믿는 예수가 지상에서 약자 편에 섰다는 것이다. p217 진보가 기득권을 내려놓고 약자를 보호하는 건 우리 사회의 쇠락을 막는 길이다. p218 전쟁과 분단 체제라는 질곡에 빠져 대한민국은 북한과 미국에 대한 입장이 진보, 보수를 가르는 기준이 됐지만, 보수주의의 고얗인 유럽에서 보수, 진보를 가르는 건 경제나 복지 문제이다. 안보를 지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