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세... 정체성의 재확립 정체성을 따지는 질문은 대체로 위기상황에서 제기된다. 자신의 존재 규정을 위협하는 사태가 발생하면 새삼스럽게 자아에 대한, 삶에 대한, 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가족이 없고 수입이 줄어든 독거노인(?)을 염두에 두고 나의 정체성을 새롭게 구성하기 위해 씨름해 본들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지하게 질문해 본다. 특히 제도적인 노인의 나이를 향해가는 지점에서 ‘독거와 노화’라는 위기상황을 앞에 두고 보니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이 심각하게 나를 일깨운다. 어쩌면 이것이 마지막 위협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독거와 노화가 위협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그 단어들 자체가 함축하고 있는 여러 가지 위험요소들 때문이다. 그것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