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t&Fiction/엄마와의시간여행

손녀가 만들어 드린 신문지 옷을 입은 엄마...

truehjh 2008. 8. 29. 12:11

 

도토리가 일곱 살 때 만들어 준 신문지 옷을 입고 찍은 가족사진이다.

이 사진을 볼 때마다 입가에 미소가 절로 생긴다.

 

 

 

  

엄마가 작을 아들 집에 오셔서 함께 사신지도 벌써 4년이 넘어간다. 작은 아들은 엄마를 모시기 위해 이곳 파주에 방이 4개가 있는 집을 구입하고는, 큰아들 집에 살고 계시는 엄마를 오시라고 했다. 덕분에 나는 엄마 옆방에서 엄마와 함께 살고 있다.

 

평소에 엄마가 의복을 차려입는 취향은 독특하시다. 베이지 칼라의 고상한 의상을 좋아하시는 엄마는 나이에 맞는 옷을 선택하신 적이 별로 없다. 나와 함께 입어도 손색이 없는 정장스타일을 골라 입으신다. 덕분에 옷이 별로 없는 나는 엄마의 옷을 입고 나가 엄마의 옷이라고 자랑하곤 한다. 엄마는 내가 자신의 옷을 입고 나가는 것을 좋아하시는데, 엄마의 옷을 입고 외출하는 나에게 꼭 한마디를 거드신다. ‘절대로 엄마 옷이라고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지 말라...’이다. 나는 그 말까지 전달하며 엄마의 옷에 대한 취향을 자랑하곤 한다.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선물은 옷선물이다. 며느리들이 옷선물을 할 때는 엄마의 취향에 맞는 옷을 고르느라고 진땀을 뺀다. 청바지에 꽃무늬를 넣은 옷도 마다하지 않으시고, 젊은 아이들을 위한 디자인의 면티셔츠도 마다하지 않으시지만, 엄마의 마음에 들어야 한다. 뒤처리가 깔끔하게 되어 있어야 하며, 꼼꼼한 바느질과 보드라운 질감이 필요하다.

   

젊으셨을 때 바느질을 하신 솜씨가 그대로 남아 있어서, 지금도 맘에 들지 않는 옷들은 스스로 고쳐 입으시기를 두려워하지 않으신다. 옷뿐만 아니라 이불호청이나 침대시트 같은 것들도 엄마의 취향에 맞게 만들어 놓으신다. 방석이나 배덮개도 마찬가지다. 엄마의 방은 엄마가 만들기도 하고, 고치기도 한 작은 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그런 엄마의 방은 포근하고 깔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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