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아프다고 말하는 관절과 근육
이젠 우울증 정도가 아니라 진짜 아프다. 허리, 목, 어깨, 무릎, 손목, 손가락 마디, 그리고 다른 모든 근육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얼굴 근육도 말을 안 들어 어글리 해 보이는 것 같다. 몸이 여기저기 아프니 얼굴이 편해 보일 리가 없다. 예전에는 편안하고 착해 보인다는 말을 듣고 살았다. 착해 보인다고 하는 것은 어리숙하거나 뭔지 손해 보는 듯한 사람에게 하는 말이라서 좋은 말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무표정해 보이거나 우울해 보이는 것, 또는 화가 난 것처럼 보이는 것도 좋은 현상은 아니다.
하여간에, 관절이 진짜 아프다고 소리치며 반항하는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손가락을 폈다 오므렸다 하는 동작조차 어렵다. 마디마디가 뻑뻑한 느낌, 그것은 기름 치지 않고 돌리는 기계 같은 느낌이다.
몸의 모든 관절이 유연성이 없어지고 원활하게 움직여지지 않는 상태라서 앉을 때나 설 때에도 아이 구구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내가 젊고 팔팔할 때 지금의 내 나이셨던 어머니들 입에서 자주 흘러나오는 작은 비명... ‘아이고 허리야... 아이고 무릎이야...’를 이제야 이해할 수 있으니 죄송한 생각이 든다. 인생이란 이렇게 어리석고 약한 존재임을 어이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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