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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영원과 사랑의 대화

truehjh 2010. 1. 18. 11:30

 

새로 편집한

영원과 사랑의 대화

김형석 지음

 

‘영원과 사랑의 대화’는 내가 대학 다닐 때 아버지의 책꽂이에서 뽑아 읽었던 책인데, 내용 중에 정위라는 전설의 새 이야기가 너무 가슴 아팠던 기억이 난다. 얼마 전에 많이 내린 눈 핑계 대며 집에서 느긋하게 '새로 편집한 영원과 사랑의 대화'를 정독할 수 있었다. 1960년대의 베스트셀러였던 ‘영원과 사랑의 대화’를 새로 편집하여 출간한 책이다. 1장에서 6장까지는 초판과 거의 다르지 않은 글이며 7장은 비교적 최근의 정치, 사회, 교육적인 이슈들에 대한 글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을 집필할 때도 내 마음에는 영원한 것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의 의미를 깨닫고 싶은 고뇌어린 열정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영원을 향한 고독한 방황과 사랑을 채워가려는 조용한 갈망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또 ‘나는 오래 전부터 내개 주어진 일들은 사회에 대한 봉사라는 생각을 지니고 살아 왔습니다. 대학에서 강의 하는 일도 그랬고 문필 생활도 그 하나라고 믿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노년에 이르러서도 이러한 주장과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으로 남아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성공한 삶이라는 생각이 들어 부럽다.


7장에서 다룬 이슈들에 대하여는 접근하는 방식이 조금 낯설기는 하지만 그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인생의 의미에 대한 깊은 사색, 진실한 고민과 성찰이 있어 마음에 와 닿은 글귀가 많은 에세이다. 철학적 개념에 대한 설명도 아니고, 그저 살아가면서 사고와 경험이 어우러진 철학을 어렵지도 않게 풀어나간 글이 저자의 사색과 삶의 깊이라고 보여 진다.


이전의 나에게는 노년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대충 읽으면서 빨리 지나가려는 독서습관이 있었다. 노년의 삶은 나와는 상관이 없는 일 같고. 할 일이 없어 더욱 허무하고 무의미 할 것 같다고 느껴졌는데 이젠 오히려 젊음에 대한 내용이 그렇게 느껴진다. 젊음의 고뇌는 나도 한번쯤은 경험하고 생각해 보았던 것들이어서 이젠 경이롭거나 진지하지도 않고, 그래 맞아 그랬었지 라고 느낄 정도이지 절절히 깊이 있게 전해지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인생이란 것인가 보다...


- 우리는 무엇보다도 먼저 새롭고 선한 마음을 찾아 가져야 하겠다.

- 그러면 무엇이 선을 위하여 악을 버리는 일일까? 우리는 먼저 온갖 게으름을 버리고 근면을 찾아야 하겠다... 악에서 선으로 향하는 또 하나의 길은 고립된 이기심을 버리고 협력과 봉사의 길을 택하는 일이다.

- 안나 카레리나의 두 여주인공인 안나와 키티... 안나는 사랑은 빼앗는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키티는 사랑은 주는 것이라고 믿고 산다. 자기를 위해서가 아니라 남편의 행복을 위해서 사랑한다... 결국은 안나가 불행의 대명사가 되고 키티는 행복의 상징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많은 여성들은 안나가 되기를 원한다. 키티는 패자와 같이 생각되며 그렇게 살 의미를 알 수 없다고 말한다... 또 그 소설의 주인공은 여전히 안나이다.

- 존재의 의미는 사랑이다.

- 어떻게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며 허무를 넘어 삶을 다시 긍정할 수 있는가 함이다. 이것이 윤리의 근본 과제이며 필요하다면 종교의 책임이어야 할 것이다.

- 내가 바라는 생활 : 여생을 한국에서 살기, 중류사회의 일원, 바르게 살 수 있는 최소한도의 경제력, 어느 정도의 건강, 참다운 우정을 나눌 수 있는 벗, 자신과 이웃을 위한 좀더 많은 일,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신앙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