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1115
아침 산책 후에 엄마 손에 들려 있는 노란 단풍잎 세 개와 빨간 단풍잎 한 개...
떨어져 있는 단풍잎이 너무 예뻐서 주워 가지고 왔다며 곱게 웃으신다.
“너 줄까?” 무슨 큰 선물이라도 주시는 것처럼... ㅎ... ㅎ...
"예, 주세요..." 감지덕지... ㅋ... ㅋ...
이렇게 받은 단풍잎을 오래 보존하기 위해서 책갈피에 넣어 말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우선 책상 위에 있는 책을 펼쳤더니 그 속에 또 다른 단풍잎 뭉치가 들어 있지 않은가...
자그마한 단풍잎 다섯 개가 한꺼번에 겹쳐져서 끼어있었다.
그것을 보고서야 어제 걸려온 도토리의 전화가 생각났다. 내가 밖에 나가 있을 때였다.
“고모, 나 단풍잎 따왔다... 고모 줄려고...”
“응, 고마워... 근데... 그냥 놔두면 말라서 쭈글쭈글 해지는데... ”
“알아... 그래서 고모 책상 위에 있는 책 사이에 끼워 놓았어... 잘 마르면 고모 가져...”
“그럴께...”
이렇게 통화하고는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 아침 엄마의 단풍잎을 끼어 놓으려다가 발견한 조카의 또 다른 단풍잎들...
손녀 도토리의 마음과 할머니 도토리의 마음이 닮아 있음을 보았다.
몹시도 아름다운... ‘몹시도’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지만... 그래도... 몹시도 아름다운...
단풍잎 몇 장으로 사랑의 마음을 주고받는... 단조로운 따스함... 소박한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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