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t&Fiction/아버지를위한노래

1-11) 발인예배와 하관예배

truehjh 2011. 9. 20. 00:02

 

1998.10.17. 발인예배와 하관예배


발인예배는 제일교회에서 드렸다.

아버지가 그렇게 집중하셨던 교회였지만 나에게는 5년 만에 가보는 교회였다.

그곳을 아버지는 얼마나 그리워 하실까.

하나님과 만나던 그 곳.

너무나 사랑해서 아까운 곳.

성황당이라는 동네에 우뚝 솟아있는 제일교회.

예배순서에 의해 진행되는 가운데 고인의 생전의 모습이 화면에 나타났다.

원로목사추대에 답하시는 장면을 편집한 것이었다.

한복을 단정하게 차려입으신 모습이 너무도 친밀하게 다가왔다.

‘모든 영광은 하나님께...’ 시편을 읽는 그분의 목소리가 들렸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울었다. 가슴이 아리도록 그리움에 떠는 눈물을 흘렸다.

예배가 끝난 후 오빠가 울먹이며 인사를 했다.


영구차를 타고 장지로 떠났다.

포천 쪽 이북사람들이 모이는 공원묘지에서 하관예배를 드렸다.

모든 절차는 거의 완벽했다.

용천노회장으로 거행된 장례절차는 별 어려움이 없었고, 살아 계셨을 때보다 죽음 이후가 훨씬 명예스럽게 느껴지는 시간들이었다. 고향친구들, 친척, 친지들, 식솔들, 동료들, 30여 년 전 제일교회 식구들로부터 시작해 그 동안 흩어져 있던 수많은 사람들이 아버지가 가시는 길에 참여해 주었다.


아버지만 남기고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속에서 나는 또 울었다.

형제들 중에 왜 나만 임종의 시간 중에 참여하지 못하게 되었을까.

그렇게 철저한 하나님의 연출 속에 진행된 죽음의 드라마였는데...

왜 나는 마지막 자리에 끼워주지 않으셨을까.

그런 이유로 아버지 생각을 더 많이 더 오래 하게 하시려는 것인가.

육친을 잃은 아련한 슬픔 속에서는 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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