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rit&Basecamp/Phrase

할 수 있거든 (롬 12 :18)

truehjh 2012. 12. 20. 18:27

 

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으로 더불어 평화하라      - 로마서 12 : 18 -



보수는 부패되는 것이 문제고, 진보는 갈라지는 것이 문제란다.


오래된 포도주를 새 부대에 담으려는 시도는 현명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물론 새 포도주를 헌 부대에 담으려는 시도도 마찬가지다. 오래된 포도주가 썩은 포도주가 아니라면, 잘 발효된 좋은 포도주라면 그대로 잘 보존되다가 적절할 때 사용되면 되는 것이고, 새로운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겨서 많은 사람에게 널리 사용되기까지 시간을 기다리면 되는 것이다. 그것이 서로의 권리이며 책임이다.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정치의 보수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18대 대선과정을 통해 보았다. 보수진영은 5,60대의 불안감을 자극해서 득표율을 올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보면 더 좋은 세상에 대한 희망보다는 더 나빠질 것에 대한 피해의식 혹은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결론이다.

 

한편으로는 진보진영이 자신의 가치를 실현할 능력을 아직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생각이 든다. 농어민, 무직자, 고졸이하, 월소득이 적은 계층과 소외계층까지 보수후보자를 밀었다는 통계를 보면 알 수 있다.


많은 수의 진보가...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 편이라고 말과 글로는 외쳐대면서... 실상은... 힘들고 어렵게 살고 있는 당사자들과 함께 하는 숫자는 턱없이 적었다는 자성을 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자칭 진보인 나를 비롯한 감상적 진보주의자들은 어쩌면 현재 자신의 삶이 회의적이어서... 자신을 위해 좀 다른 삶을 꿈꿔보는 입장에서... 별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진보를 선택한 것일 수도 있다는 고백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함께 공감하고 함께 불안을 나누지 못했다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설득해 내려는 용기도 관심도 없었다는... 진보를 외치는 사람들 역시 기득권자였고 여전히 가진자였다는... ㅠ.. ㅠ.. 근데 아무리 고백하고 자성해도 시원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