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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해는 너희가 희년으로 누릴 해이라 (레 25 : 10)

truehjh 2014. 1. 21. 16:58

  

내 마음의 고향교회에 새로운 목사님이 파송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을 지난해 말 즈음에 전해 들었다. 그 순간 하나님은 여전히 자신의 교회를 잊지 않고 기억하고 계신다는 확신이 들면서 가슴이 벅차올랐다. 도봉제일교회에 희년이 선포되는 것 같은 울림이었다. 창립 50주년을 바라보면서 이제라도 교회가 교회답게 세워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간절한 소망이 다시 움터 올랐다. 하나님의 교회를 향한 내 마음이 타고 남은 재가 되어 버린 상태에서... 교회가 희년을 맞이할 수 있게 되었다는 희망은... 이 삭막한 마음을 어루만지는 손길이며, 황량한 벌판을 적시는 소나기이며, 또한 하나님이 일하고 계심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주는 힘이다.

 

희년(Year of Jubilee)은 기쁨의 해로 땅에 있는 모든 주민을 위하여 자유를 공포하는 해다. 희년에는 토지를 휴경하고, 이스라엘의 노예들을 자유롭게 해방시켜 주고, 갚아야 할 모든 빚을 면제해 주고, 빼앗긴 땅과 기업을 원주민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안식일을 일곱 번 세어라. 칠 년이 일곱 번이면, 안식년이 일곱 번 지나, 사십구 년이 끝난다. 일곱째 달 열흘날은 속죄일이니, 너희는 뿔나팔을 크게 불어라. 나팔을 불어, 너희가 사는 온 땅에 울려 퍼지게 하여라. 너희는 오십 년이 시작되는 이 해를 거룩한 해로 정하고, 이 해는 너희가 희년으로 누릴 해이라. 이 해는 너희가 유산, 곧 분배받은 땅으로 돌아가는 해이며, 저마다 가족에게로 돌아가는 해이다. 오십 년이 시작되는 해는, 너희가 희년으로 지켜야 하는 해이다. 희년에는 씨를 뿌리지 말고, 저절로 자란 것을 거두어서도 안 되며, 너희가 가꾸지 않은 포도나무에서 저절로 열린 포도도 따서는 안 된다. 그 해는 희년이다. 너희는 그 한 해를 거룩하게 보내야 한다. 너희는 밭에서 난 것을 먹게 될 것이다. 이렇게 희년이 되면, 너희는 저마다 유산 곧 분배받은 땅으로 돌아가야 한다. - 레위기 25 : 8~13 -

 

창립 50주년을 바라보고 있는 내 마음의 고향 도봉제일교회를 생각하면 여러 가지 아쉬운 마음이 가득하다. 그 섭섭함을 달래기 위해 얼마 전부터 자주 베이스캠프 카페에 들리곤 했다. 카페에 들락날락 거리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다가 도봉제일교회 50년사를 한 번 정리해 보고픈 마음이 생겼다. 하지만 난감했다. 1994년 도봉제일교회를 떠나기 전에 승연이와 명진이와 함께 모든 자료를 정리하여 파일로 만들어서 교회 종각 아래 사무실에 있는 캐비넷에다 비치해 놓았다는 사실 외에는 아무런 자료가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남아있는 아버지의 앨범과 일기를 들여다보면서 고민을 시작했다. 우선 앨범을 복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영이가 선뜻 한 장 한 장 따로 사진을 찍어 주겠다고 해서 수월하게 사진 파일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파일에서 교회행사라고 여겨지는 사진들을 골라서 베이스캠프에 올려놓으려 하니 시간별 구별이 아주 어렵다. 그 꼼꼼하신 아버지가 왜 날짜를 써놓지 않으셨는지...

 

아버지의 일기와 앨범, 그리고 여러 사람들의 기억력을 동원해 창립예배 당시부터의 기록을 카페에 올려놓으려 하는데... 이렇게라도 해서 나의 고향교회, 우리들 마음의 모교회인 도봉제일교회를 정리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이유는 주님으로 인해 형제자매 된 우리들, 그 밖에 교회를 거쳐지나간 많은 사람들, 그리고 교회를 위해 기도하고 있는 그 누군가를 위해서라고 위안을 삼아도 될까 모르겠다.

 

물론 역사의 기록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역사는 지금을 살아가가고 있는 우리들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시켜 주며 각자의 신앙의 발자취를 돌이켜보게 함과 동시에 내일의 신앙의 신실함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나는 약간의 무모함을 가지고 시도하려 한다. 도봉제일교회를 생각하는 내 영혼이 그리고 도봉제일교회를 거쳐 간 많은 영혼들이 이제 회복과 희망을 의미하는 진정한 안식을 경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