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t&Fiction/엄마와의시간여행

엄마... 웃어요!

truehjh 2014. 3. 20. 09:38

 

엄마... 웃어요!

 

  

엄마가 가지고 있는 사진 중에 영정사진으로 놓고 싶은 사진이 한 장도 없다는 말씀을 하곤 하셨다. 본인이 인정할 수 있는 예쁜 사진을 준비해 놓고 싶은 마음이 있으셨는가 보다. 얼마 전에 떠나가신 윤실이모 영정사진이 웃는 모습이라서 참 좋더라고 하시며 본인도 웃는 사진이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엄마께 멋진 사진 한 장 마련해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도토리가 내 생일선물로 가족사진촬영 이벤트를 마련해 준 터라 가족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사진관에 갔다. 요즘 가족사진 찍는 사진관은 단체복까지 준비해 놓고 여러 가지 상황별로 가족사진을 찍는가 보다. 170여 컷이나 찍었다. 사진기술도 발달하였고 필름이 소비되는 것도 아니니 정성들여 여러 장 찍은 후에 고객이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것도 좋았다. 이쯤 되면 상술이라고 해도 고마운 상술이라고나 할까... 사진을 찍고, 그것을 확인하고, 선별하는 과정이 두 시간이나 걸렸지만 그 작업들이 지루하지 않았다.

 

엄마는 웃는 표정이 쉽게 나오지는 않으시는 듯하다. 사진기사가 마구 웃겨도 찍는 순간에는 다시 근엄한 증명사진 포즈로 돌아가곤 하신다. 여러 가지 표정으로 찍힌 사진을 보시고는 다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하시는 우리 엄마... 잘 생기지 않아서 사진도 못나온다고 쑥스러워 하시는 우리 엄마... 우리는 웃는 표정이 좋다고 골라드렸는데 본인은 정작 다른 사진을 선택하셨다.

 

 

각각 선택한 사진의 표정들을 이미 다 확인하였으니 옛날처럼 어떻게 나왔을까 두근거리는 마음은 사라졌고, 액자에 넣어주면 집에 걸어 놓을 과정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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