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토요일... 오전에는 주영이와 함께 공부를 하고, 오후에는 엄마가 계시는 병원으로 갔습니다. 신경과병실에서 심장내과병실로 옮기는 날인데, 옆 침대에 계시던 환자와 가족들이 서운해 합니다. 짧은기간에 쌓인 정인데도 불구하고 아픔 중에 나눈 정이라서인지 서로의 건강을 비는 마음이 모두 애달픕니다.
간병인과 함께 병실을 옮기고, 침대도 바꾸었습니다. 공기패드를 이동하고, 여러 가지 기구들을 제자리에 놓으면서 짐을 정리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질구레한 짐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산소통을 매달고 생명존엄이 포기된 존재처럼 이리저리 옮겨지던 엄마가 겨우 안정을 되찾고, 저녁 약을 드시는 것까지 보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녁을 먹고는 나른한 몸과 마음으로 엄마 방의 침대에 앉아서 TV를 틀었습니다. 엄마와 함께 보곤 했던 주말 드라마를 오늘은 혼자서 보았습니다. 썰렁한 엄마방의 기운이 왠지 쓸쓸함을 가중시키는 것 같이 느껴져서 여느 토요일 저녁 같지 않습니다. 드라마 한편 끝나고는 내방으로 돌아와 책상 앞에 동구마니 앉아 있다가 컴퓨터를 켭니다.
엄마는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실까... 병원에 계시는 엄마가 지금 옆방에서 주무시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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