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우리나라

2016 05(2) 메타세콰이어길을 지나 백양사로

truehjh 2016. 5. 8. 20:38

2016.05.03

 

간밤엔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였다. 방이 너무 더운데다가 코고는 소리들이 장난이 아니다. 서로 자기는 코를 안고는 줄로 알고 있지만 아니 예쁘게 코를 골며 자고 있는 줄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나를 비롯한 우리 모두가 코를 곤다. 대포소리 버금간다고 하면 너무 심한 과장표현이라고 할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우리는 나이가 들어서 쌔근쌔근 잘 정도로 심폐기능이 건강하지는 않다.

 

하여간에 푹 잠이 들지 못해 피곤한 상태로 눈을 떠보니 창밖의 풍경이 눈에 아스라이 들어온다. 하동 캔싱턴리조트 9층의 창으로 내다본 새벽 풍경은 참 아름다웠다. 창밖에는 비바람이 그려놓은 한 폭의 산수화가 펼쳐져 있었다. 간밤의 강한 바람이 물러간 터라 빗소리마저 정겨웠다. 눈을 비비고, 주섬주섬 사진기를 찾아, 보조기도 신지 않은 채 창문가로 갔다. 한 장의 추억을 담기 위해...







사과를 먹으면서 누룽지를 끓이고, 라면도 끓여서 김치, 김, 달걀과 함께 입맛대로 아침식사를 한 후에 커피로 마무리를 했다. 다시 짐을 챙겨 퇴실을 했다. 비가 계속 내리고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소록도로 향해 갈 수 없다는 결론을 냈다. 차도 흔들리는데 우리가 바람 속을 뚫고 걸어갈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날아가지 않으면 다행이다 싶을 정도로 거세게 바람이 불었다. 우리는 소록도행 계획을 변경하고 담양의 메타세콰이어길을 찾아 드라이브하기로 했다.

 

점심 메뉴를 정하다가 휠체어가 접근 가능하고 테이블이 있는 음식점을 찾았는데, 가보니 신을 벗고 들어가는 곳이었다. 친구들은 신발을 닦고 들어갔다. 좀 불편했지만 가격대비 훌륭한 성찬이 나와서 다른 것 다 잊어버리고 맛있게 먹었다. 점심식사는 성공이었다.




감천산 국립공원도 들려보고, 메타세콰이어길을 왔다갔다 하며 즐기다가 백양사로 향했다. 백양사입구에서는 마음이 넉넉한 가이드가 우리를 맞이했다. 복지카드를 보여주니 웃는 얼굴로 두말 않고 들여보내 주었다. 어제 쌍계사에서 삐진 마음은 백양사입구의 합장하는 가이드의 넉넉한 마음 덕분에 완전 풀어졌다. 백양사는 언제 가보아도 편안하다. 비 오는 산사의 정취를 마음껏 누릴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백양사에서 나와 남원 캔싱턴리조트로 향했다. 점심을 푸짐하게 먹어서 저녁은 간단하게 콩나물밥에 양념간장으로 해결해 보려고 했으나 그곳 작은 마트에는 콩나물이 없었다. 대신 부대찌개꺼리로  바꾸고 내일 아침꺼리로 사과, 달걀, 김, 김치, 라면과 우유를 함께 샀다. 가지고 간 쌀로 하얀 밥을 지었다. 모두 안 먹을 것 같다가도 음식을 보면 한 끼 꺼리의 음식은 해결한다. 다행이다. 먹어야 다음날을 기약할 수 있으니 먹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