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중국(2016)

[2016년 휠체어로 중국 서안을 누비다] 화산 서봉케이블카

truehjh 2016. 8. 21. 20:34


국의료선교를 다녀 온 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가 어제부터 겨우 일상으로 돌아왔다. 느낌을 살려 의료선교 후기를 먼저 올릴까 하다가 중국여행기 마무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화산 입산기로 다시 시작한다.


2016.07.31.일(1). 천국의 계단이 아니고 계단의 천국


오늘은 화산을 가는 일정이라서 모든 준비를 서둘러 마치고 6시 30분에 모여 출발했다. 버스에 오르니 도시락과 사과를 나누어준다. 오늘의 점심이다. 원래는 화산의 북봉케이블카를 타는 코스였는데 업그래이드 시키는 비용을 더 내고 서봉케이블카를 타기로 했단다. 화산은 섬서성의 성도인 서안에서 동쪽으로 120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는 산으로 옛날에는 태화산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화산은 해발 2,200미터의 높이로 중국의 유명한 5악 중의 하나다. 산세가 험하고 도처에 깎아지른 듯한 절벽들이 있다.


화산으로 가는 두 시간 동안 가이드는 연변조선족에 대한 편견 없애기 교육을 진행했다. 사람 사는 곳마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편견과 선입견으로 인해 삶이 피곤해지고 있다. 다양하고 다채로워서 삶이 더 재밌을 수도 있는데... ㅠ...ㅠ...  가이드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듣다보니 이산가족이 되고 있는 조선족의 현실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다루어져야 할 정도로 심각한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서봉으로 가는 길이라는데 처음에는 산이 안보이고... 중간 중간 건물들이 올라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우리나라 아파튼촌 같이 높은 빌딩들이 군데군데 올라서있다. 한 시간 정도 가니까 산이 나타나기 시작... 점점 가까이 가니까 그 웅장한 모습이 드러난다. 울산바위는 저리가라... 비교가 되지 않는다.










바위산을 뚫어서 터널을 만들어 케이블카 정류장을 만들어 놓은 곳으로 20분 정도 타고 간단다. 그 케이블을 타러 가는 길이 계단의 천국이다. 천국의 계단이 아니고 계단의 천국인 줄 알았으면 어떻게 왔겠어... 모르고 왔으니까 온거지... 그래서 감사했다. 천팔백 개 정도 되는 계단... 380미터 높이의 계단을 올라가서 케이블카를 타고, 두 세 개의 산봉우리를 넘어 오르내리다가, 바위 산봉우리를 뚫은 동굴로 들어가 케이블카 정류소에 내리니... 사람들 또 사람들...





















케이블카에서 내린 사람들은 다시 정상을 향해 계단을 오른다. 그 계단들은 지금까지 올라온 계단보다 가파르고 높아 보여 5분 거리를 올라가는 것을 포기했다. 5분만 올라가면 된다는 정상휴게소에 오르지 못하고 아래서 1시간을 앉아 있었다. 왜냐하면 올라왔던 셀 수도 없는 계단을 다시 내려가야 하니까... ㅠ... ㅠ... 내려가야 하는 준비를 위해... 한 시간을 기다리며 도시락과 빵을 먹으면서 쉬고 있었다. 그때 그 계단을 내려오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어떤 젊은 장애인을 업고 내려오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내 옆의 자리에 그를 내려놓고 잠시 쉬어갔다. 친구들과 가족들이 함께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시원하기는 하나 햇볕이 따가와 물을 계속 마셔대고... 1시간 쉬다... 다시 천 개보다 더 많은 계단을 내려왔다. 이제 다시 화청지로 간단다. 어제는 널널한 스케줄이었는데... 오늘은 너무 빡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련이 나지 않고 잘 내려올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발마사지 덕분이 아닐까... 스케줄이 바뀐 것도 나를 위한 하나님의 예비하심이라고 혼자 중얼거리며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