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중국(2016)

[2016년 휠체어로 중국 서안을 누비다] 비림과 대안탑

truehjh 2016. 9. 7. 18:10

2016.08.01.월(3).

 

회족거리에서 나와 비림으로 갔다. 비림박물관에는 한나라 때부터 근대의 각종 비석, 묘지명, 석각예술과 종교석각예술이 전시되어 있다. 중국역대 명필과 경전이 새겨진 천 여 개의 비석이 모여 마치 숲을 이룬 것 같다는 비림은 중국 최대의 석조 서고로 북송시대(1087년)에 당나라 비석들을 옮겨오면서 형성되었는데, 이미 900여년의 역사가 된다.



 

당나라 때 기독교가 들어왔다고 하는데 정식으로 기독교를 허가한 증서인 비석에는 선교사 이름이 새겨져 있고 크리스마스이야기도 나온단다. 가이드의 설명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같은 사람의 글씨라도 크기가 많이 차이가 나서 그 크기에 따라 나이를 알아볼 수 있다고 하는 내용인데 실제로 그랬다. 누구의 글씨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젊을 때의 글씨와 비교해 보니 3배 정도는 크다. 노안으로 많이 진행된 후의 글이었었나 보다.


  






  

여기도 휠체어를 타고 움직여야 한다고 운전기사가 휠체어를 꺼내주어 동생은 다시 휠체어를 밀었다.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비림 박물관을 도는 동안 동생은 휠체어를 간수하느라 밖에서 맴돌아야만 했다. 서안은 실내도 시원하지 않다. 비림 안도 마찬가지다. 공중화장실이 제일 시원하다. 땀을 하도 많이 흘려서 소변의 양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화장실에 자주 들리는 이유다. 땡볕 아래서는 그늘을 찾아 다닐 수밖에 없다.  

  

비림에서 나와 대안탑으로 행했다. 중국 서안의 상징 대안탑은 대자은사 내에 있고, 648년 당나라 황태자 이치가 사망한 어머니 문덕황후의 명복을 빌기 위해 절을 짓고 자은사라고 명명했다고 한다. 대안탑은 자은사 안에 있는 7층탑으로 삼장법사 현장이 조정에 건의하여 세운 것이다. 바닥이 정방형으로 된 각추형의 독특한 외관으로 현재 서안의 상징적 건축물이다. 하지만 때마침 수리 중이라 볼 수 없었다.





  

올케와 나는 대안탑을 보러 들어가지 않았다. 대자은사 담장 옆 벤치에 앉아 아이스케키도 사먹고... 물도 마시면서... 대자은사로 들어간 사람들을 기다렸다. 목이 마르고... 머리카락 사이로 열기가 솟아오른다. 더워도 너무 더웠다. 얼마 후 대안탑에서 나오는 사람들과 만나 저녁을 먹으로 갔다. 덕수궁이라는 한식집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었다. 중국이라는 나라에 와서도 삼겹살에 소주 파티라니... 우리 나라 사람들의 삼겹살과 소주 사랑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소주파는 식당에 남고 커피파인 우리는 젊은이들을 데리고 스타벅스로 가서 더위를 피했다. 나는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마셔보았다. 중국에는 없는 커피이름 아이스아메리카노... 콜드커피라고 말해야 통하나보다. 주문을 할 때 커피이름이 우리나라와 달라 시간을 한참 끌다가 어렵게 사서 마셨다. 그래도 성공이다. 마시고 싶은 것을 마셨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