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동유럽6국(2018)

[2018 동유럽6개국]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부다지구

truehjh 2018. 2. 24. 18:04

2018.02.07.(1)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근처의 호텔에서 잤다. 310분에 잠이 깼다 영 잠이 안 온다. 오늘 일정을 어떻게 소화해 낼 수 있을지 걱정이 돼서... 걱정한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닌데 계속 걱정이 된다. 이리저리 뒤척거리다가 일어났다. 짐을 뒤적거리다가, 화장실에도 갔다가, 더 이상 준비할 것이 없어 멍청하게 앉아 있었다... ㅠ... 보조기 닿는 곳에 물집이 잡히고 살이 짓물러 고통스럽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아니 잘못된 것은 없다. 이리 결정을 했으면 이리 즐기면 되는 것이다. 저리 결정을 할 걸 후회할 필요도 없고, 소용도 없다고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도토리가 뒤척거린다.

 

잠이 깬 도토리와 몇 마디 주고받은 이야기... 고통도 여행 중의 일부란다... ... 다 컸다. 그런 말도 할 줄 아는 걸 보니~ 아니 그는 이미 자기 세계가 서있는 어른이다. 통제나 간섭을 받을 나이는 아닌 것 같다. 전혀 다른 사람, 알 수 없는 사람, 건드릴 수도 없는 타인이 되어가는 과정일까. 어린 나이였을 때 가졌던 친밀감과 밑바닥에 깔린 정서는 아직 그대론데 어른스러움이 느껴진다.

 

룸은 따스한 온기가 없다. 물론 냉기는 아니다. 그냥 쿨한 상태다. 지난밤에 빨아 놓은 양말들이 마르지 않아 비닐봉지 속에 넣어두고 가방을 정리했다. 호텔식으로 아침을 먹고 버스를 기다리려 밖으로 나왔다. 눈이 살짝 내려 있다. 우수어린 부다페스트의 아침...










부다페스트를 지나는 다뉴브는 강폭이 꽤 넓어 시원하다.



  

왕궁에 도착해서 사람들은 다 내리고 작은 올케와 나는 버스에 남았다. 저 높은 계단을 올라갈 자신이 없다. 게다가 눈길이 아닌가. 올케도 자신이 없단다. 우리 둘 다 부다지구에 있는 합스부르크궁전, 황제들의 대관식이 거행되었다는 고딕양식의 건축물 마차시성당, 뾰족한 지붕이 인상적이라는 어부의 요새는 직접 다녀 볼 수 없었다.





버스는 왕궁 아래 언덕에 있는 버스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한시간 이상 주차되어 있었는데 혼자 남아있는 것보다는 훨씬 안심이 된다. 그래서 창문 밖의 풍경을 사진찍으며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있을 수도 있는 것 같다.





어젯밤 부다페스트 야경 유람선투어에서 보았던 왕궁의 모습은 위엄이 있었는데 실제 내부는 어떨까... 뭐 그리 궁금하지도 않다. 눈으로 직접 보고 느끼고 감상하는 그 자체가 행복하고 감사하다가도, 순간순간 빨리 이 여행의 일정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제 겨우 중간 지점을 넘고 있으니 아마득하다. 물론 여행이 다 끝나고 시간이 흐르면 또 하나의 아름다운,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게 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