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유럽4국(2019)

[2019 유럽 4개국 도시] 인천에서 파주로

truehjh 2019. 12. 15. 14:16

2019.08.29.. 인천에서 파주로

 

아침 910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오래 앉아 있었던 결과로 일어서기도 힘들고 걷기도 어렵다. 겨우 표정을 감추고 천천히 걸어 나왔다. 도토리부녀는 짐을 찾고 나가다가 선물로 받은 치즈가 신경 쓰였는지 농산품 보고를 하여, 따로 검사를 받고 통과되었다. 많은 양이 아니고 완전히 포장된 상품이어서 그대로 통과된 것 같다. 1인당 5kg 정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어떤 치즈가 가능한지 그 기준을 확실히 모르겠다.

 

공항 밖으로 나오니 비가 세차게 내리고 있다. 우리를 배웅해준 동생 친구가 다시 차를 가지고 마중 나오고 있단다. 길을 건너 장애인 주차구역에서 비를 피하며 잠시 기다렸다. 그 친구는 곧 도착했고, 차에 짐도 다 실고 사람도 다 탔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속을 뚫고 달려온 마음이 고마웠다. 인천을 벗어나자 하늘은 다시 파란색을 드러내고 있다. 휴게소에 들러 커피와 물을 마시고, 먼저 동생집을 향해 갔다.

 

아파트에 들어가 짐가방을 다 풀어서 내 짐을 따로 챙긴 후에, 출근하는 동생과 함께 영태리 집으로 돌아왔다. 문을 열자마자 쾌쾌한 냄새로 머리가 아팠다. 환기를 하고, 청소를 하고, 그리고 짐 정리를 했다. 입었던 옷들은 세탁기에 넣고 돌리며 이것저것 정리하다 보니 1시가 훌쩍 넘었다. 누룽지를 끓여서 남아있던 장조림과 김치를 반찬삼아 먹고는 짐들을 다시 제자리로 옮겨놓느라고 시간을 많이 소비했다. 급한 연락들을 하고 승연이랑 보이스톡을 하고 7시가 넘어 뭘 먹을까 생각하다 컵라면과 떡 반 조각을 먹고 치웠다. 8시 뉴스를 보기 시작했는데 정신이 가물가물해진다. 뉴스를 끄고 8시 반에 침대에 누웠는데 그냥 잠에 곯아떨어졌다. 그다음 날 오전 카톡 소리에 깨서 화장실 한번 다녀온 후 다시 비몽사몽 간이 되었으니 20시간 이상 늘어져 있었다.

 

어지러운 것 같기도 하고 배가 고픈 것 같기도 해서 5시쯤 일어났다. 몸은 여기저기 경련이 일고, 위는 텅 비어있는 상태에서 진통제를 복용하려면 뭔가를 먹어야 할 것 같아 먹을 것을 찾으니 없다. 아니 냉장고에 있긴 한데 단박에 먹을 것이 생각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뭘 먹을지 생각이 안 날 때는 당근 누룽지지만, 누룽지 끓이는 것 조차 귀찮아 과일과 뉴케어로 한 끼니의 식사를 마치고 약을 먹었다. 접시 치우고, 카톡 답하고, 다녀왔다는 인사를 해야 할 사람들에게 인사하고, 다시 잤다.

 

긴 여행에서 건강히 돌아올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기도를 드리며... 이 잠에서 깨면 또다시 평범한 삶의 일상이 되풀이되겠지... 그리고 다시 떠나는 꿈을 꾸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