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t&Fiction/코로나19 팬데믹

코로나19 - 놀랍도록 단순한 삶

truehjh 2020. 3. 8. 23:53


또 한 주가 지나간다. 오늘은 사순절 두 번째 주일, 두 번째로 혼자 영상 예배를 드렸다영상 예배로는 세번 째다. 첫번 째는 동생식구들과 함께 가족 예배로 드려서 나름대로 감동이 있었는데, 오늘 두번 째로 혼자 예배를 드리니 벌써부터 대중과 함께 드리는 예배가 그리워진다.


예배란 산 제사가 되어야 한다고 성서는 말한다. 결국은 삶이 예배여야 한다는 것인데 우리는 과연 희생의 제물을 드리고 있었는지, 그리고 진실한 예배를 드리고 있었는지에 대한 자문에 그렇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구약성서를 보면 이스라엘 백성이 예루살렘성전을 빼앗기고 성전에서 예배하지 못할 때가 있었다. 가증스러운 제사에서 태운 기름 냄새가 역겹다고 하신 하나님께서 모든 제사를 폐하신다고 예언자들이 경고했다. 그렇다면 지금 교회가 마주하고 있는 이 엄중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거짓되고 이중적인 우리의 삶과 예배에 대하여 다시 돌이켜 생각해 볼 때다.


기초부터 다시 세워야 하는 시간인 것 같다교회와 교회공동체의 책임과 역할은 무엇일까. 그 안에 있는 그리스도인으로서 무엇을 고민해야 하며, 사회의 구성원인 상식 있는 시민으로서는 무엇을 지향해가야 할까. 나 개인의 삶에서는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가. 평화를 위해 스스로 희생의 제물이 되신 예수를 믿는 자로서 고백과 실천이 필요한데 머릿속에서는 끊이지 않는 질문만 오간다.


거의 3주간 집에만 콕 박혀있으니 답답하긴 하다. 워낙 집콕을 좋아하는 성향이긴 하지만 이건 아닌 것 같다. 일주일에 한 번 가던 교회는 3주 전부터 영상 예배로 대체하고, 일주일에 세 번 가던 수영장은 코로나19의 3번 확진자가 등장하는 순간부터 휴관했다. 한 달에 한 번 가던 미용실이나 한두 번 가던 마트마저도 왠지 가기가 꺼려진다. 지난 화요일에는 사무실에도 나가지 않았다.


꼬박꼬박 주기적으로 행해지던 모든 일정이 올스톱된 상태에서  온라인상의 사회관계망을 통해 겨우 사회와 소통의 맥을 이어가고 있을 뿐이다. 몇 안 되는 형제들과 안부를 묻거나 이야기가 통하는 몇몇의 친구들이나 지인들과 전화로 가끔 수다를 떠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정말 삶이 이렇게 씸플해질 수 있다는 말인가. 놀랍도록 단순한 나의 삶이다. 10년 또는 15년 후 독거노인의 삶을 미리 예행연습하고 있는 것 같아 몹시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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