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t&Fiction/시니어시대

생애비혼자의 싱글라이프 출간 후

truehjh 2020. 12. 14. 19:30

생애비혼자의 싱글라이프 출간 

 

다섯 번째 수필집 <생애비혼자의 싱글라이프>를 출간 후 어두움과 두려움 속을 헤매고 다니다가, 이제야 겨우 다른 일을 찾아보고 싶던 충동적인 마음이 조금씩 누그러져 가고 있다. 내 실력과 능력으로 글쓰기에서 보람을 찾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사실을 인정하여야 한다. 보람을 느낄 수 있을 때까지 포기하지 말고 정진해나갈 힘을 키우는 것이 우선이다. 그 방향을 틀지 말자. 흐트러뜨리지도 말자. 다른 보람된 일을 찾아 두리번거릴 것이 아니라, 글쓰기라는 세계로 좀 더 깊숙이 들어가야 한다. 맛보기만 해놓고서 재미없다거나, 보람이 없다고 단정하지 말자. 주변만 흩어 보고 힘 빠진다고 하지 말자. 변죽만 울리면서 집중포화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벗어나자. 능력이 따라주지 않는다고 놓아버리면 이제 내가 더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마음이 싱숭생숭하더라도 75세까지는 다른 곳으로 관심을 옮기지 말자. 또 다른 아이템의 전문가가 되기는 너무 늦었고 관심이 생길 아이템도 없다. 다시 정신을 차리자.

 

기록이라는 목표를 세웠으면 그것을 향해 더 정진해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또다시 새로운 지향점을 찾아 나서는 방황은 이 나이에 무리라는 것을 깨닫는 중이다. 글쓰기기에 전문가가 되기 위한 노력을 더 해야지 이 정도에서 접고 다른 곳으로 관심을 옮기겠다는 태도는 잘못이다. 그럴 나이가 아니다. 다시 한 곳으로 시선과 관심을 돌리자. 출판계에 발을 디딘 시기는 30년이 지났지만, 글을 많이 쓰지 않았다. 일기나 독후감 그리고 블로그에 올리는 글 정도였다. 작심하고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그리 길지 않다, 겨우 5~6년 지났을 뿐인데 이러쿵저러쿵 섣부른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이 시점에서는 오판할 가능성이 크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을 의지해 10년 동안 갈고닦아본 후에 그때 가서 결론짓는 것이 합당하다.

 

내가 왜 답답해하는지 조금은 안다. 나의 약점이 무엇인지 찾아내서 고쳐야겠지만 아직 그만한 실력은 아니라서 주춤주춤하고 있다. 다른 독자를 만들 가능성이 없는 것 같아 힘이 빠져버렸다. 나라는 독자만으로 흥이 나지 않는다. 욕심이 생긴 것일까 아니면 자연스러운 감정의 변화일까. 잘 쓰겠다는 욕심만으로는 잘 쓸 수가 없다는 엄연한 사실을 깊이 숙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실력을 키워야 한다.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쓰자. 서론 본론 결론을 차례로 써야 한다는 법칙은 타당하지 않다. 본론을 먼저 쓰고 서론 결론을 쓸 수도 있다. 전체적인 스케치나 구성의 능력도 필요하다. 더 중요한 것은 인풋이 있어야 아웃풋을 기대할 수 있듯이, 많이 읽지 않으면 글이 나오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독 다작 외에도 내가 다다를 수 있는 지점에 이르도록 다른 방법도 찾아보아야겠다. 지금까지는 기록이라는 글쓰기에 한정되어 있었다면 이제부터는 문학적 요소를 가미한 글쓰기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자전적인 글쓰기를 피하고, 개인적인 경험을 공적이고 객관적으로 표현하는 글쓰기다. 기본적으로 감상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지 못하니까, 문학적인 글을 쓰려면 공부를 해야 한다. 그래서 윤오영의 <수필문학입문>을 구입했다. 수필에 대한 공부와 함께 나의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킬 기회를 찾고 싶다. 나 스스로 수필가라는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자발적인 혼신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최종 목표인 소설로 나아갈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자전적 소설 한 편을 완성함으로써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삶을 이루고 싶다.

 

100세 시대는 인생 3모작이라 하지 않던가. 1모작(30)은 배우는 즐거움을 축으로 하는 삶이고, 2모작(60)은 성공을 추구하는 삶이라고 한다면, 3모작(60세 이후)은 보람을 남기는 삶이어야 한다. 노후의 가장 값진 삶이란 사회에 공헌하는 삶이리라. 사회에 속한 개인으로서 인생에 열매를 맺는 기간이며, 열매를 맺어서 사회에 돌려주는 기간이다. 다음 세대에 모범이 되는 일을 하는 것, 그런 일은 하며 사는 것, 그것이야말로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을 한다. 이 나이에 명예를 더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부를 더 축적할 수 있는 것도 아닌 바에는 보람이라도 느낄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서야 할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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