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t&Fiction/시니어시대

팬데믹 상황에서의 일상

truehjh 2020. 7. 20. 18:17

팬데믹 상황에서의 일상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후 6개월이 되었다. 지난 120일 우한 관광객이 확진된 이후 2, 3차 감염으로 걱정하고 있던 차에 신천지 관련 확진자가 대량 발생하여 당황스러웠던 기간도 지나갔다. 어느 정도 방역이 안정되어가고 있던 5월 연휴에 이태원발 확진자들이 많이 나오고, 그후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어 안심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초창기 우리나라에서는 생필품 대란이 일어나지 않았다. 정부의 솔직한 발표와 안정적인 정책으로 신뢰를 얻었던 것 같다. 마스크 부족으로 사람들이 고통을 겪었지만, 약국에서의 5부제 판매로 해결되었고, 드라이브쓰루 등 세계로 알려진 K 방역으로 헬조선에서 자존감을 회복하고 애국심도 생겼다고 한다. 의료진의 헌신적인 노력과 시민의식도 큰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방역정책이 어느 정도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팬데믹이 언제 끝이 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팬데믹으로 인한 개인의 삶이 어디까지 달라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단지 내 주변의 상황만 예측할 수 있을 뿐이다. 동생 가족의 여행 계획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팬데믹이 아니라면 벌써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었을 텐데 많은 나라가 국경을 막아 놓고 있는 상황이라서 국내여행으로 여름휴가 방향을 바꾸었다. 나도 항상 같이 다니는 여행이어서, 얼마 전에 함께 동해안으로 떠났다가 돌아왔다. 여행지는 예전보다 한산했고,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은 서로 조심스럽게 거리 두기를 실천하는 모습이 달라져 있었다.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개인의 일상생활 곳곳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여행지가 바뀌었듯이 나에게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그중에서 가장 큰 변화는 신앙생활의 모습일 것 같다. 주일이면 어김없이 교회에 가서 드리던 현장예배가 영상예배로 바뀌었다. 영상예배가 지속되면서, 예배의 형태와 장소에 대한 습관적 태도를 버리고 온전한 예배자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는 당위성에 깊이 고민했다. 작은 시련에도 부딛치기 보다는 회피하려는 게으름을 부리며 흔들리고 있는 내 모습이었다. 나 자신의 신앙을 어떤 모습으로 지켜나가야 하느냐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결단해야 할 때였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삶을 그리고 일상을 완전히 바꿔 놓을지도 모른다. 그리스도인으로서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잘 살아가느냐의 문제는 아직 답을 내놓기 어렵다. 모이는 것에 급급했던 교회도 흩어져서 섬기고 가르치는 모습으로 변화해야 할 것이고, 받고 배우는 수동적인 자세로 임했던 교인도 역시 믿음의 내용을 실천하는 능동적인 신앙으로 변화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내가 고민해야 할 부분은 교회의 문제가 아니라 나 자신의 신앙 문제다. 남들의 문제가 아니고, 친구나 형제의 문제도 아닌, 오로지 하나님 앞에 있는 나 자신의 문제로 받아야 할 때다.

 

코로나19로 인해 나 개인의 생활양식뿐만 아니라 세계질서도 바뀌고 있다. 페스트가 유럽을 휩쓴 후에 르네상스가 꽃피었다고 하고, 각종 전염병이 창궐할 때마다 인간사회가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였다고 한다. 코로나19 상황 이후에는 어떻게 될까. 경제와 문화뿐만 아니라 인간 삶의 각 분야가 코로나 19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때맞추어 정치인들은 인간의 존엄을 부여할 보편적 기본소득을 고려할 적기라고 말한다. 비대면 문화, 뉴노멀(시대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표준), 언텍트(untact) 경제 등의 새로운 단어가 등장하고 있다. 과연 접촉과 만남이 없는 인간의 삶을 상상할 수 있는가. 먹고, 자고, 일하고, 노는 일상이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맘을 열고, 의식을 깨우고,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