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23.(토)
호텔 식당에 가서 아침을 먹은 후 부녀는 올레길 19코스로 떠나고 작은 올케와 나는 퇴실 준비를 하기 위해 호텔에 남았다. 호텔방에서 널널한 시간을 보내다가 심심하다는 작은올케 따라서 일찍 퇴실하고 나왔다. 일찍 떠난 부녀가 함덕해수욕장 주변의 스타벅스에 도착해서 커피를 주문했다는 말을 듣고 우리는 그곳으로 향했다.
주차할 곳을 찾아 헤매다가 조금 늦었다. 커피가 나오려면 30분을 기다려야 한단다. 갈 길이 바쁜 동생은 작은올케와 바톤터치를 하고 떠나고, 우리가 기다렸다가 주문한 커피를 받아서 나왔다. 함덕해수욕장 입구는 장사를 시작하려는 사람들과 오고 가는 사람들로 아침이 한산하지 않았고, 날씨 탓인지 바다색은 더없이 아름다웠다.
그곳에서 귤 두 봉지를 샀다. 물 마시고 싶을 때 귤을 까먹으면서 너븐숭이 4.3기념관을 찾아갔다. 너븐숭이는 현기영의 소설 <순이삼촌>의 배경이 되는 마을이다. 올레길과 가까운 주차장에서 부녀를 만나, 함께 기념관으로 들어가 영상을 보고 나왔다. 커피와 귤을 나누어 주고 다시 올레길로 보낸 후에 우리는 학살의 흔적이 남아 있는 마을 주변을 둘러 보았다.
슬프고 비참한 역사의 현장에서 나와 다음 약속장소로 갔다. 어느 마을운동장 주차장으로 가야 하는데 차 하나 겨우지나갈 정도의 외길이라 난감했다. 네비의 인도를 받으면서도 계속 길을 놓치고 헤매다가 겨우 찾아갔다.
작은 운동장 한 구석에서 극적(?)으로 만난 우리는 운전 영웅담으로 씨끌벅적 웃음꽃을 피우며, 점심을 먹기 위해 함덕해수욕장 주변으로 갔다. 모듬생선구이를 먹고, 해변가로 나가 사진을 찍으면서 놀다가 다시 마을 운동장 주차장으로 갔다. 주차장 한 구석에서는 올레길 행사로 작은 음악회가 열리고 있었다. 거기서 우리는 김녕항 주변에 있는 쪼끌락이라는 카페에서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나는 시골길 좁은 길을 마주 오는 차가 없기를 바라면서 조심조심 운전해 나왔다. 한 번 왔던 길을 그런대로 조금 긴장을 풀고 운전할 수 있다.
카페에는 젊은이들이 많았다. 바다가 보이는 테이블에 앉아 멍하니 앞을 내다보며 커피를 마셨다. 19코스를 마치고 땀흘리며 들어오는 부녀의 지친 모습은 아름다웠다. 그들이 잠시 쉬며 음료를 다 마신 후 카페에서 나왔다. 오늘은 공항 가까운 곳에 있는 호텔로 가서 체크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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