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t&Fiction/시니어시대

기록과 셀프퍼블리싱 출간

truehjh 2021. 11. 12. 14:38

기록과 셀프퍼블리싱 출간

 

기록과 편집이라는 화두는 어쩌면 내 인생 후반부의 삶을 관통하는 단어가 될 수 있다. 글을 쓰고 책을 만드는 이유를 설명하고 싶어서 시작한 <기록과 셀프퍼블리싱>은 나의 여섯 번째 책이며, 도서출판 참북스에서 펴내는 열 번째의 책이다. 가제는 기록과 편집의 길이었다. 그리고 기획을 시작할 때부터 제3의 인생, 인생 3, 어쩌면 인생 3막 등을 부제로 챙겨두었다. 처음에는 일종의 자서전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했는데, 중간에 맘이 바뀌어 인생 3막에 관한 이야기로 마무리했다. 내 삶의 기록이라는 차원을 벗어나 의미 있는 삶의 길을 표현하고 소개하는 글로 엮고 싶어서였다. <기록과 셀프퍼블리싱>에는 독자에게 기록과 편집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게 하려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 1인 출판사를 새로 시작하려는 분들께 작게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성했으니, 이를테면 1인 출판사 창업보고서라고 해도 좋겠다.

 

본문에서는 시니어 전자출판 창업교육 내용을 나 나름대로 자세하게 정리하여 소개했고, 출판사를 창업하는 과정부터 책을 출간해서 유통사에 올리는 과정까지 객관적인 자료를 수집하여 상세하게 설명했다. 또한, 출판계에서 나 스스로 배우고 경험한 것들도 함께 열거해 놓았다. 특히 3부에서는 자가출판한 출판물을 제작 순으로 소개했다. 실제의 예를 들어 책으로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는 작업을 하면서 욕망이 지나치면 실패작으로 남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교육받은 강의내용에는 수많은 지식과 정보가 들어 있었지만, 미처 내가 알아듣지 못한 사항은 기록에 남길 수 없었다는 점이 아쉽긴 하다. 같이 공부한 수강생들은 각자가 계획했던 목표에 어느 정도까지 접근했는지 결과를 알 수 없어서 나의 경험만을 인용할 수밖에 없었다.

 

기록과 편집에 관한 내용의 책을 기획하기 시작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전의 출판물인 <생애비혼자의 싱글라이프>를 출간한 후 느꼈던 회의감에서 헤어나오기 위해 뭔가 다른 할 일을 빨리 만들어 내야만 했다. 새로운 형식의 문장 쓰기를 공부하고 싶었다. 이 과정을 통해 문체를 고치는 연습을 충분히 하려고 마음먹었다. 일상의 삶에서 느끼는 감정을 토로하는 태도에서 조금 떨어져 나오면 관조하는 방식으로 기록할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나 자신을 조금 멀리서 바라보는 훈련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맘먹은 대로 되지 않았다. 감정을 객체로 보며 해부하는 표현의 글쓰기나 자기 고백적인 글쓰기에서 벗어나고 싶다. 그러나 한 번에 되는 것도 아니다. 계속해서 쓰고 고치고를 반복하는 길 외에는 방법이 없다. 한 단계 도약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갈 길이 멀다.

 

보통 초벌 원고는 수차례의 교정 교열의 편집과정을 거쳐야만 완성본으로 만들어진다. 나는 아무리 적게 읽어도 2~30번 이상 타인의 원고를 읽는다. 나의 글은 100번 이상 읽고 또 읽어 그림이나 이미지처럼 느껴질 때까지 읽는다. 책을 이렇게 만들어 내놓는 것이 과연 의미 있는가를 갈등하곤 하지만, 책으로 만들어진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만들어지는 과정 중에 저자와 제작자 모두가 힐링 되는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나는 그렇게 하고 있다. 실제로 글을 쓰고 책을 만드는 동안에도 이미 많은 선물을 받은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그 과정에서 헤아릴 수 없이 충족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이끄는 일이 편집자가 지녀야 할 태도라고 생각한다.

 

도서출판 참북스의 열 번째 책 <기록과 셀프퍼블리싱>을 만들면서 지나온 과정을 되돌아볼 수 있어서 보람찼다. 기록과 편집이라는 화두는 내 인생 후반부의 삶을 관통하는 단어가 될 것이다. 마지막 일에 관한 변명을 하고픈 것인지, 아니면 지금 현재의 내 모습과 내가 하는 일을 설명하고픈 것인지 확정하기 어렵지만, 나는 계속 책을 만들어 내려고 한다. 살아오면서 가장 많은 도움을 받는 것이 책이고 가장 큰 위로를 받은 것이 책이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이것이 내가 글을 쓰고 책을 만드는 이유다. 그리하여 나 같은 누군가에게 위로와 도움이 되기 위해 좋은 글을, 좋은 책을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호기심과 열정으로 시작했으니까 의지와 실천의 공간으로 참북스가 오래도록 남아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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