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t&Fiction/시니어시대

인생의 황금기

truehjh 2021. 8. 11. 17:41

인생의 황금기(65~75)

 

흔히들 65세부터 75세 사이를 인생의 황금기라고 말한다. 머무르지 않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삶이 머무르지 않고 흘러가는 시기다. 꽃피우고 열매를 맺는 시기라기보다는 눈에 보이는 열매에 연연하지 않고, 감정의 격랑 없이, 삶을 관조할 수 있는 시기며, 오롯이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시간이다. 하지만 모두가 이 10년이라는 기간을 인생의 황금기로 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안달할 필요는 없다. 개인차는 분명히 있다. 다시 역으로 말하면, 인생의 황금기를 따로 정해놓고 있어야 하는 법은 없다. 매 순간, 시간, 시기, 시절마다 인생의 황금기라 여기고 사는 것이 필요하다.

 

인생의 황금기라고 하는 이 기간은 제도적으로는 노인의 이름으로 사는 나이이다. 이 시기는 60여 년 동안 만들어지고 성숙해진 삶이 평화롭게 이어질 수 있는 시간이다. 생뚱맞으면서도 엄숙한 선언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모든 인간에게 창조적 충동은 연령에 묶여 있지 않다. 매일매일의 삶을 축제처럼 즐기는 삶도 괜찮고, 자발적 은둔자로 살아가는 삶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에너지를 외부로 쏟아내고 싶은 사람은 축제처럼 즐기며 살면 되고, 내부로 축적하려는 사람은 수도자처럼 살면 된다. 꿈만 꾸던 젊음의 시절을 뒤로하고, 현재 상황을 순수히 받아들이는 자연적인 모습으로 살아가는 노년을 기대해 본다.

 

노후라는 것이 뭐 별개랴. 비록 노인이라 해도 유희에 몰입하는 어린애처럼 창조적으로 잘 놀면 된다. 밥 먹는 순간, 세수하는 순간, 산책하는 순간, 책 읽는 순간, 티비를 보는 순간 등 다시 찾아올 수 없는 순간을 소중하게 여기며, 순간순간을 재밌는 놀이처럼 즐기며 감사하다가 가면 될 것이다. 옹이가 너무 커서 나무 전체를 변형시키고 있다고 하더라도 살아있다는 것, 살아서 숨 쉬며 하늘을 향해 반짝이고 있다는 사실은 무시할 수 없듯이 나의 살아있음을 스스로 무시해서는 안 된다.

 

노후 삶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몸, , 관계, 마음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관건이란다. 4개의 조건을 나에게 적용할 때, 어떤 부분의 관리가 남은 삶의 질을 크게 좌우할 것 같은지 미리 생각해 보면, 뭐니뭐니 해도 몸관리가 가장 중요할 것이다. 나이에 맞는 건강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당히 먹고, 적당히 운동하고, 적당하게 일상의 움직임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건강을 최적화하는 3대 요소로 음식, 운동, 일상의 움직임을 꼽는다고 하니 말이다. 다음은 돈관리다. 재무의 리스크는 가능한 한 적게 소비하는 것으로 대안을 세우면 된다. 벌어들일 능력이 없으니 소비할 일을 줄이는 방식이다. 소유의 가치보다 존재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놓고 살면 가능하다.

 

그리고 인간관계 관리다. 아직은 가족이나 친구 등 좋은 이웃의 존재 덕분에 신경 쓸 일이 별로 없다. 지금까지 성실하게 이어온 관계를 무너뜨릴 일이 발생하지 않으면 된다. 어렵고 위험한 인간관계는 이미 정리가 되었고, 새로운 관계를 맺을 기회는 적어졌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마음관리다. 어쩌면 제일 관리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마음일 것이다. 때때로 엄습해오는 권태의 순간은 맘대로 해결되지 않는다. 권태를 막을만한 대책을 미리 마련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몇 가지 여가 활용할 소일거리도 준비해 놓았다. 그중에서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 의미 있는 일을 찾아 몰두하거나 몰입할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건강이나 재무 상태 그리고 관계나 권태의 문제가 별로 없다는 의미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는 뜻이고, 남아있는 소소한 문제들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는 의미다. 받아들일 준비란 만족하기로 생각을 바꾸겠다는 다짐이며, 부족한 상태에서도 자족하겠다는 역설이기도 하다. 오늘, 지금, 이 순간은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다. 현재의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음을 감사할 수 있으면 된다. 단순한 노년의 삶에 만족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10년도 남지 않은 인생의 황금기를 멋지게 보낼 수 있다. 그래야만 그 이후에도 후회하지 않고 자족하는 여생을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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