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위에 있던 13인치 모니터가 그 수명을 다했습니다. 15년 가까이 사용했는데 갑자기 예고도 없는 이별이라니... 참 당황스러웠습니다. 아쉬워한다고 다시 돌아올 상황은 아니니 새로운 만남을 준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며칠 전부터 인터넷에서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작은 모니터를 찾을 수 없어 24인치로 결정한 모델입니다. 쿠팡에서 주문하면서 댓글과 후기도 꼼꼼히 살펴보고 결제했습니다.
드디어 오늘 도착했습니다. 박스를 풀고, 모니터를 조립하고, 컴퓨터에 연결하느라고 하루 종일 정신 없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모니터를 조립할 때는 노트북을 옆에 켜놓고 블러그에 소개된 방법을 보면서 완성했습니다. 그리고는 책상 위에 있던 작은 모니터를 치우고, 전선들에 쌓여있는 먼지를 닦고, 전원과 컴퓨터에 연결되어 있는 선을 빼서, 새로운 모니터와 연결했습니다.
여기까지는 무리 없이 해결했지만, 그다음이 문제였습니다. 전원을 켜니 화면이 엉망이었습니다. 해상도가 맞지 않아서였습니다. 해상도 조절하는 법을 몰라 헤매다가 네이버에 물어보고 겨우 알아냈습니다. 알고 보면 너무 쉬운 것도 모를 때는 벽을 마주하고 있는 답답함으로 땀을 뻘뻘 흘리게 됩니다. 시간이 좀 걸렸지만, 그래도 혼자서 다 해냈습니다. 이참에 손목 받침대도 하나 구입했습니다. 말랑말랑해서 손목에 부담이 적어졌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넓은 모니터 상에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눈 앞에 있는 화면이 너무 환합니다. 새 모니터가 자리잡고 있는 책상 왼편으로는 책꽂이가 있습니다. 커다란 사이즈의 자료들을 꽂으려고 아주 오래전 맞춤 주문한 것인데, 이리저리 끌고다녀서 정이 많이 들었습니다.
키가 아주 큰 책꽂이 옆에는 내가 아끼는 4단장과 엄마가 쓰시던 화장대가 있습니다. 화장대 위에는 할렐루야 글씨가 크게 보이는 액자가 있습니다. 1985년 서른살 생일에 김명수 서예가에게서 받은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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