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rit&Basecamp/Review

도서 - 하얼빈 / 김훈

truehjh 2022. 11. 10. 11:06

하얼빈 / 김훈

 

마음이 잡히지 않는 시간이 지속될 때면 남의 글을 읽곤 한다. 하얼빈도 그렇다. 동생이 읽고 가져다준 책인데, 두세 달 정도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 내 글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 빈둥거리고 지내고 있다가, 요 며칠 전에 손이 가서 첫 장을 열어보았다. 익히 들어 아는 내용이지만 장편소설로 읽으니 저자의 글맛이 느껴져 쭈욱 읽어내려갔다.

 

안중근의 빛나는 청춘을 소설로 써보려는 것은 작가가 오래도록 준비한 고단한 청춘의 소망이었단다. 작가는 안중근 사건의 신문과 공판 기록들뿐만 아니라 이토 히로부미의 생애와 족적을 찾아, 그것을 바탕으로 결국은 소설을 썼다. 바로 하얼빈이다.

 

나는 안중근의 대의보다도, 실탄 일곱 발과 여비 백 루블을 지니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얼빈으로 향하는 그의 가난과 청춘과 그의 살아있는 몸에 관하여 말하려 했다. 그의 몸은 대의와 가난을 합쳐서 적의 정면으로 향했던 것인데, 그의 대의는 후세의 필생이 힘주어 말하지 않더라도 그가 몸과 총과 입으로 이미 다 말했고, 지금도 말하고 있다. - 작가의 말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