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태국(2023)

[한지붕식구들의 태국여행(2023)] 깐짜나부리 - 기념묘지와 콰이강의 다리

truehjh 2023. 8. 30. 12:05

2023.08.15.(1) 깐짜나부리로

 

아침 6시에 눈이 떠졌다. 한국 시간으로는 8시다. 보조기를 신고 핸드폰을 들고 창가로 갔다. 잠에서 깨면 아침 날씨를 살피며 숙소 주변을 찍는 것은 습관이다.

 

일찍 일어나 헬스에 다녀온 도토리와 함께 늦은 조식을 먹으러 갔다. 다른 형제들은 벌써 식사를 마치고 심난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사건이 하나 생겨서다. 막내가 식당에서 넘어져 입술이 터지고, 무릎이 멍들고 앞니가 살짝 깨진 것이다. 호텔 간호사가 와서 응급처치를 해주었지만, 막내가 넘어졌다는 사실이 너무 속상했다. 그래도 그녀는 오히려 걱정하는 식구들을 걱정하며 웃고 있다.

 

식사 후 깐짜나부리로 떠날 준비를 하고 9시에 버스에 올랐다. 입속에 연고를 바르고, 얼음찜질을 계속하고, 멍 풀리는 연고를 마르면서 내색하지 않고 있는 막내가 걱정되어 뒷자석을 계속 살피곤 했다.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오빠가 마이크를 잡았다. 버스 속에서 오빠가 하는 아버지 이야기는 끝이 없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다가도 결론은 아버지 이야기로 돌아간다. 우리 모두는 언제나 그랬듯이 아버지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경청한다. 그만큼 우리 형제의 성장 과정에서 아버지의 영향력이 컸다는 이야기다.

 

아버지는 일본군에 끌려갔다가 다리에 총상을 입고, 살려주시면 목사가 되겠다고 서원했다고 한다. 오빠의 기억 속 이야기다. 이번 여행은 아버지를 추억하는 여행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였다. 아버지 일기의 핵심은 무엇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나는 ‘예수 사랑과 가족 사랑이라고 답했다, 목사 타이틀로 하나님을 섬긴 것이 아니고 성도로서 예수를 사랑하고 그리고 가족을 사랑하는 한 남자의 일상을 읽었기 때문이었다.

 

부모님이 좋아하시던 찬송을 여러 곡 불렀다. 혼성중창단 같은 느낌이었다. 한참을 찬송하다가 깐짜나부리 전쟁 묘지(Don-Rak War Cemetery)에 도착했다. 정부에서 허가하고, 후손들이 유지하고 있는 기념묘지란다. 거기에는 6,982명의 포로가 있는데, 대부분 호주, 영국, 네덜란드라고 한다.

 

이번 여행에 참가한 8인 중에 한씨가 5인이다. 한씨들만 모여서 찍은 유일한 사진이다.

 

콰이강의 다리 바로 옆에 있는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었다. 현재 콰이강의 다리는 제2차 세계 대전 때 일본군이 연합군 포로들을 동원해 건설한 목재 다리 대신 콘크리트 다리가 놓여 있다.

 

 
콰이강의 다리 위에서 오빠와 남동생은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찍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