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일본 2024

[세 번째 일본여행(2024)] 오타루

truehjh 2024. 7. 2. 11:44

2024.06.19.(1) 오타루

 

일찍 일어나 식사와 짐싸기를 마쳤다. 오늘따라 사진을 찍으며 여유를 부리다가, 꼴찌로 버스에 탑승. 버스 좌석은 당연히 뒷자리다. 녹음이 우거진 숲과 온천물이 흐르는 계곡에 위치한 죠잔케이 호텔을 떠나 오타루로 이동했다. 오타루는 일본 영화 러브레터의 촬영지로 유명하다. 그곳은 1950년대 이후 항구 시설 발달에 따라 운하 이용이 줄어들어 단계적으로 매립되다가, 운하 보존 운동에 힘입어 방치되던 창고나 건물들이 레스토랑이나 상점으로 재탄생 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한다.

 

우리는 오타루 운하 근처에서 내려 여행사 깃발을 따라 걸었다. 햇볕은 따갑고, 땀은 줄줄 흘렀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긴장하며 걸어야 하는 순간이었다. 첫 번째 모인 장소인 다리는 우리 영화 <윤희에게>에서 두 주인공이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사람이 모여들기 시작해서 얼른 사진을 찍고, 다시 깃발 따라 20여 분 더 걸어갔다. 숨 가쁘게 따라가서 버스 주차장에 다 모였다. 다시 만나는 시간을 확인하고 각자 흩어졌는데, 우리는 유리 공예품이 가득한 기타이치가라스관을 지나 그늘 벤치에 앉아서 잠시 쉬었다.

 

파란 하늘 아래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쉬엄쉬엄 시계탑을 향해 걸어갔다. 정각마다 울리는 증기 시계도 보고, 증기가 올라오고 있는 시계탑 앞에서 사진도 찍었다.

 

최종 목적지는 오르골 전시관인 오타루 오르골당이다. 메르헨 교차지점에 있는 일본 최대의 오르골 전문점이란다. 15,000점에 이르는 오르골을 판매하고 있다는 가계는 역시 붐볐다.

 

오르골 가게에서 나오는데 사람들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고생하러 여행 왔느냐고? 글쎄, 고생과 여행의 상관관계가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들의 눈에는 힘들게 걷는 내 모습이 고생으로 보였나보다. 그래서 나는 대답했다. 고생이 추억 아니냐고

 

땀을 많이 흘려서 계속 물을 마시며 걸었다. 르타오치즈케익은 녹는 데 시간이 걸린다 하여 사 먹지도 못하고, 맛있어 보이는 슈크림케익은 사진으로 구경만 했다.

 

눈이 쌓이면 어떤 모습일까를 상상하며 길거리를 두리번거리며 걸어서 다시 유리 공예품 전시관으로 들어갔다. 하늘색, 핑크색, 보라색 등등 형형색색의 유리잔이 전시되어 있다. 그중에서 정말 예쁜 유리잔을 하나 발견했다. 갖고 싶으나 그냥 눈으로만 즐기고 나왔다.

 

점심 메뉴는 스시정식이다. 상 위에 차려진 회초밥을 꼭꼭 씹어 뜨거운 우동 국물과 함께 삼켰다. 1/2인분만 먹어도, 소화를 잘 시키면 성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