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랑/장애해방 57

[스크랩] (겨자씨) 송년회 후기 - 내 삶에 관여해 줘...!

“내 삶에 관여해 줘...!” 2009년도 송년모임에서 겨자씨회원 중의 한사람이 한 말이다. 강력한 신뢰와 진한 외로움이 묻어 있는 이 한마디가 나의 심금을 울린다. 물론 나 혼자 받은 프로포즈가 아니고 겨자씨 모두에게 던져진 프로포즈였지만 이보다 더 진솔하고 용감한 프로포즈가 있을까... 어느 어..

얘들아 !

지난 토요일 정우회 송년모임이 있었다. 도착한 순서대로 앉다보니 짖꿎은 남자후배들과 함께 식탁에 둘러앉게 되었다. 건배를 하는데 나에게 ‘얘들아...’라고 선창을 하란다. 내가 “얘들아... ” 하면서 잔을 들면, 후배들이 모두 우렁찬 목소리로 “네... 형님!” 하면서 응수하는 것이다. 쑥스러우면서도 몇 번을 그렇게 하다보니 한편으로는 재미도 있다. 아마도 남자들이 즐기는 기분이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음주문화에 생소한 난 이 분위기를 잘 맞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난 남에게 음식을 건네주는 것처럼 두 손으로 정성스럽게 잔을 따른다. 그냥 그렇게 된다. 음주문화를 따지는 까다로운 사람들은 나의 그런 모습이 못마땅한가 보다. 후배에게는 한 손으로 병을 잡고 그 잔에 따르면 된다..

[장애해방] 겨자씨25년 보고서

겨자씨 25년 보고서 한정희 약사 25년 전 우리는 같은 시대와 같은 문화 속에서 같은 경험을 한 친구이자 동지로 만났다. 이러한 만남은 물론 우연하게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장애를 가지고 동시대를 살아온 비슷한 연령의 여성이며 전문직을 가지고 사회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몇 가지 공통점으로 인해 만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모임을 통해 특별하게 장애인인권운동을 전개하거나, 그 당시 활발하던 여성운동에 부응하여 장애여성운동을 실험하면서 앞장서 나가지 않았다. 그저 생활의 일부분에서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삶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를 원했다. 그리고 주어진 능력을 발휘하고 그것을 활용하여 후배 장애인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을 도모하고자 겨자씨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호주여행을 도와준 휠체어와 전동휠체어

휠체어에 앉아서 다니는 것도 괜찮았다. 그 느낌은 호주여행에서 얻은 자유로운 감정 중 하나다.... 계단으로 되어 있는 길이 아닌... 나무판으로 넓게 깔아 놓은 길을 따라 숲속으로 들어간다... 색다른 경험 중의 하나... 든든한 전동휠 뒤에 올라 타고 달리는 기분... 상쾌도 하다... 바람을 가르는 맛... 혼자가 아닌 둘이 같이 달린다는 것... 누군가 밀어 주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없이... 전동으로 가는 것은 자동이라는 편안함이... 그러나 힘 센 전동휠이어야... 몸무게를 감당할 듯... 내려가는 길에서는 몸을 세우고... 올라가는 길에서는 몸을 앞으로 구부리고, 머리를 숙이고, 함께 가는 사람과 일체가 된 느낌으로... 팔의 힘은 있어야 안전할 것 같다. 그녀의 표현대로라면 난 운동신경이 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