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t&Fiction/장년시대(2005~2014)

e갱년기수첩(17) - 갱년기수첩을 정리하며...

truehjh 2010. 6. 24. 19:49

수첩을 정리하며...


최근 아주 심각한 우울모드의 기간을 보내면서 갱년기에 대처하는 자세에 대하여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보았다. 인간으로의 생명을 부여받고 세상에 태어나, 또 다른 생명들의 사랑과 도움으로 자라면서 사춘기와 청년기를 지나고, 장년기를 맞아 갱년기를 거쳐 노년기에 이르기까지의 전 생애발달과정 중에 나타나는 각 시기의 특징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임으로써 삶을 잘 마무리하는 준비를 하여야겠다는 것이었다. 특히 갱년기에 나타나는 육체의 노화는 물론 나 자신의 의지로 어떻게 할 수 없는 감정의 변화에 대하여 충분하게 수용하여야 한다는 것과 인간의 몸이라는 한계를 벗어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한계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정리해 보면... 우선, 몸으로 나타나는 노화의 특징들을 이해하고 수용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겠다. 나에게 적당한 운동을 찾아 꾸준히 몸을 보살피는 자세가 필요하다. 더 중요한 것은 허무감에 대처하는 자세이다. 의식적으로 즐겁고 재미있는 일들을 찾아 하면서 우울하고 부정적인 생각들을 버리는 훈련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사랑의 시각으로 나 자신을 돌보아야겠다. 갱년기에 경험하는 육체의 연약함과 마음의 허무감을 견디어내려면 살아가는 태도와 삶을 보는 시각을 바꾸어야 한다. 육체적으로 나타나는 변화에 대처함은 물론이지만 마음과 감정의 변화를 수용하며 위로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의 나는 과거의 분노로부터는 자유로워졌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현재의 내 모습에 대하여, 그리고 현재 나 자신에 대하여 사랑으로 보는 시각이 결여된 자유로움으로는 부족하다. 나 자신을 보는 시각을 사랑의 시선으로 교정해야 감사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너그러운 시각으로 내 주변을 바라보아야겠다. 갱년기에 느끼는 허무감을 통해서 인간은 생에 대한 욕심을 버리게 되고 좀 더 성숙한 노년기를 살아갈 수 있는 마음의 자세를 준비하게 되는 것 같다. 지나온 삶에 대하여 원망하고 분노하면서 노년의 삶을 살아가는 것보다는 삶에서 터득한 지혜와 용기를 가지고 포용하며 살아가는 노년이 더 아름다운 이유이다. 그러므로 매사에 감사하며 주변의 사람과 더불어 자연과 친밀하게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연습하고, 훈련하는 것이 나에게도 필요하다.


이제부터는 우울하다는 감정에 매몰되지 말고, 약해지는 건강을 자꾸 탓하지 말고, 꾸준히 몸을 움직이면서 의미 있는 작업에 몰두하고, 이웃에 대한 배려와 함께 작은 것에도 기쁨을 느끼고 나눌 수 있는, 그러한 투명하고 단순한 삶을 위해 순간순간 노력해야겠다는 결론이다. 항상 기뻐하고, 쉬지 말고 기도하며, 범사에 감사하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