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우리나라

[2015 제주도(10)] 우도 (0925)

truehjh 2015. 10. 7. 23:55

 

아점을 우도에 가서 하기로 하고 간단히 과일과 야채를 먹고 나왔다. 우도로 가는 오전 배를 타기 위해 아침 일찍 출발하자고 했지만 역시 9시가 넘어서 출발이다. 도로는 한산했다. 억새가 꽃보다 더 예쁘다고 감탄하며 달리다가 길 가의 그늘진 곳을 찾아 우선 커피를 마시기로 했다. 사실 서두를 것도 없다. 시원한 바람이 있고 파란 하늘이 보이는 나무 그늘 아래에서 커피를 마시고 기분이 한결 상쾌해진 상태가 되었다. 차속에서 마시는 커피가 일품이기도 하지만 움직이면 위험한 곳이 차안의 카페인 것 같다. 평화가 커피를 마시다가 흔들리는 바람에 커피를 쏟고, 상처 없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기며 모두들 정신없이 상황을 종료했다.

 

1136을 타고 계속 동을 향해 가다가 1112를 만나고 1132를 만나야 한다고 알고 있었지만 가끔은 길을 놓치곤 했다. 길 찾아 가느라고 가시리 사거리에서 헤매고, 내려와서 다시 헤매다가 동서를 가로질러 한라산 밑으로 해서 성산봉으로 달려갔다. 우도로 가는 배타는 곳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티켓을 사고 패리호에 차를 실고 그 안에서 노닥거리다 보니 우도에 도착했다. 우도는 1만 년 전 화산활동의 결과로 이루어진 화산도란다. 조선조에 국유목장이 설치되면서부터 국마를 관리하던 곳이기도 하단다. 소가 누워있는 모습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우도...

 

우선 우도 올레길을 차로 한 바퀴 돌기 전에 선착장에서 오른쪽 해안도로를 따라 가보기로 했다. 아름다운 파도와 우도봉의 기암절벽(후해석벽)이 펼쳐진 곳에서 사진을 찍고 화장실에 들렀다. 화장실은 수압이 낮아서 인지 깨끗하지 않았다. 밟아서 물을 빼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가 힘들어서 고생을 좀 하고, 다시 내려와 점심을 먹을 식당을 찾았다.  

 

 

 

 

 

 

 

 

 

 

 

사람들이 듬성듬성 있는 곳을 찾다가 모실래기식당에 우리도 합류했다. 유원지의 음식은 그리 훌륭하지는 않았지만 시장이 반찬이라고 맛있게 한 그릇씩 다 비웠다. 그리고는 산호해수욕장 부근의 수제버거로 유명한 <빨간머리앤의집> 앞에 차를 대고 우도의 특산물이라는 우도땅콩 아이스크림까지 디저트로 먹었다. 하얀 모래사장 둔덕에 앉아서 하염없이 바다를 보고 있던 20년 전의 내 모습도 그려보며 데면데면 서해안가를 돌아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전기자동차와 자전거를 피해가며 해안도로를 돌다가 우도봉까지 올라가기로 했다. 제일 처음 만난 곳이 돌계단 전망대(답다니탑 망대)다. 그 위의 풍광이 궁금해서 비틀거리며 혼자 올라가 보았다. 그야말로 시원하다. 탁 트인 전망이 아름답기도 하다. 그 옆에 있는 등대를 향해서 사진기 셧터를 눌러대다가... 또 멋진 검멀레해변을 찾아 나섰다. 줌마가 권하는 곳을 향해 자동차가 갈 수 있는 곳이면 끝까지 들어가서 기념사진 찍고...

 

 

 

 

 

 

 

 

 

 

해안도로에서 빠져나와 우도봉을 향해 갔다. 그 입구에서 차를 가로막는 상인들 때문에 조금 걸어가서 사진만 찍고 내려와야 할 판이었지만 줌마의 끈질긴 시도 덕분에 우리는 우도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바다, 하늘, 등대... 

 

 

 

 

 

 

 

 

 

 

 

 

 

아름다운 우도를 뒤로 하고 다시 패리호를 탔다. 저녁 먹을 시간이 되었다. 세화항 근처 재연식당에서 고등어, 옥돔, 갈치구이를 주문해서 맛있게 먹고는 1132를 타고 계속 집을 향해 달렸다. 운전의 피로가 쌓인 친구가 걱정되었다.